길을 가다가 예전에 들었던 명곡들이 어디선가 흘러 나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요. 오늘은 그런 "오래된 노래"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두문불출해야 하는 시기에는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면서 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래된 명곡들을 찾아 듣곤 했는데요. 많은 명곡들과 명가수들이 있지만, 저는 이 가수가 떠오르더군요.
김광석.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가객이자, 노래하는 철학자 김광석
90년대 초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 훌륭한 곡들을 많이 냈었는데요. 그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아마 더 많은 명곡들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89년생인 제가 어떻게 김광석의 노래들을 알게 되었을까요. 그 계기는 인디 뮤지션인 제 여동생 덕분입니다. 제 여동생은 홍대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인데요. 여동생이 공연장에서 가끔씩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걸 보게 되어 저도 그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죠. 그리고 '김광석'이라는 가수에 푹 빠져 들게 되었답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부르는 김광석
저는 특히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한동안 많이 들었습니다. 이 곡은 가사가 서정적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젖어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군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가사를 살펴 보기로 하죠.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새와 작별하듯
그대 떠나 보내고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그대 보내고 아주
지는 별빛 바라볼 때
눈에 흘러내리는
못 다한 말들 그 아픈 사랑
지울 수 있을까?
어느 하루 비라도 추억처럼
흩날리는 거리에서,
쓸쓸한 사람 되어
고개 숙이면 그대 목소리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 하루 바람이
젖은 어깨 스치며 지나가고
내 지친 시간들이
창에 어리면 그대 미워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던 말들도 묻어버리기.
못다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노래하는 철학자, 음유시인 김광석
김광석은 '노래하는 철학자'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가수였던 것 같습니다. 아니, 음유시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노래와 가사에 빠져서 제가 마치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들곤 합니다. 잔잔한 가운데, 깊이 울려퍼지는 김광석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 울컥울컥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가 나이가 아직 어려 사랑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연애를 안 해 본 건 아니라서 예전에 연애했을 때의 기억이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다시금 떠오르곤 합니다.
제게 정말 잘해줬고, 여태까지 그만큼 좋은 사람이 없을 것 같았던 연인을 제 발로 차 버렸던 기억도 나고, 4살 연상의 선배에게 마음을 빼앗겨 3년 동안 그 사람을 쫓아다녔던 기억도 나고, 술에 빠져 흥청망청 지내면서 현재 애인을 힘들게 만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이상하게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오르더라고요. 특히,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과거의 기억들이 자꾸 소환되는 것 같더군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의 가사를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괜히 음악 평론가들이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한 게 아니었습니다. 김광석은 이 곡을 되게 담담하게 부르는데, 저는 그 담담함이 더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슬픔이 짙어지다 못해 슬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픈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노래를 듣는 내내 그 아픈 감정이 제게 이입되었다가 곧이어 슬픈 감정의 분출이 눈물을 통해 나오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됐습니다. 그리고 응어리진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풀어지면서 치유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김광석의 노래에는 그런 치유의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오래된 노래를 회상하면서 김광석과 그의 노래들을 살펴 보았는데요. 여러분에게도 기억 속에 오래된 명곡들이 있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당신의 인생에 길이 남을 명곡들은 무엇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