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SNS로 들어가 눈팅을 시작한다. 자, 오늘의 SNS 스타는 누가 있을까. 훤칠한 키에, 온몸이 근육으로 된 몸짱 훈남 스타의 피드를 가만히 넋 놓고 바라본다. 어떻게 이런 몸을 만들 수 있을까. 입 밖으로 탄성이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그의 SNS 사진에는 수천 명의 팔로워들이 ♡를 도배해 놓았고, 그의 SNS 댓글은 연신 칭찬으로 물들어 있었다. 사진 속 그는 수많은 팔로워들의 눈을 의식했는지 최대한 각도를 살려 턱을 쳐들고 있었다. 자신의 날렵한 턱선에 여자, 게이 팬들이 거품을 물고 쓰러지기라도 할 것처럼.
나는 순간적으로 무료함을 느꼈다. 일종의 질투심이었다고 보는 게 더 나을까.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다를 바 없이 외모지상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SNS. 요즘에는 연예인보다도 SNS 일반인 스타들이 더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나같은 한남 또는 흔남은 SNS의 수많은 대열의 끝에도 끼지 못한다. 나처럼 외모를 가꿀 의지도, 돈도, 환경도 주어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SNS는 먼 전설 속의 이야기만 같다.
옛날 옛날에 어떤 멋진 왕자님이 태어났대. 그 왕자님은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온갖 것들을 가질 수가 있었대. 어마어마한 황금도, 수려한 외모도, 거대한 궁전도 가지고 있었지. 왕자님이 왕국에 행차할 때면 수많은 인파가 몰려와 왕자님을 찬양했지. 그러나 그 왕자님의 실체가 어떤 사람인지 왕국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어. 왕자님이 사실 밤이 되면 왕국의 여성들을 강간하고 살인하고 있었지만, 왕국 사람들은 낮에만 행차하는 왕자님의 행렬에 좀 더 눈에라도 띌까, 승은이라도 입게 될까 그렇게 가슴 두근거리며 왕자님을 찬양했지. 그러던 어느 날, 왕자님의 이상한 행적을 눈치 챈 어떤 용감한 소녀가 왕자의 실체를 만천하에 폭로했어. 그렇지만 그 소녀는 왕국 사람들의 돌팔매에 죽고 말았어. 아무도 소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거든. 그렇게 불쌍한 소녀는 죽고 말아. 안타까운 이야기지.
전설 속의 이야기만 그럴까. SNS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우리를 몰지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저 보이는 것만 보기 때문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간과하기 쉽다. SNS 스타들이 실제 어떻게 살아가는지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보여주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전부일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SNS라는 함정에 빠져 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SNS를 끊을 수가 없다. 눈팅이라도 해야 한다. 왜냐하면 SNS를 아예 하지 않으면 수많은 대열의 끝에도 끼지 못하고 낙오자가 될 것만 같기 때문이다. 사진 속 SNS 스타를 질투하지만, 트렌드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SNS 창을 열어본다. 외모지상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물들어 있는 편견의 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