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도가 높은 프로젝트인 만큼눈길을 끌 수 있는, 약간은 괴상한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통합설계를 하고 있었던 때라 내 책상에는 수많은 도면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중에는 벽에 걸어두고 보고 싶은 도면들도 있었다. 그래서이런 가구를 떠올렸던 것 같다.
가능한 많은 부분을 기성품으로 해결하고, 핵심적인 부분만을 3d 프린팅을 이용해 제작하고자 했다. 그게 나의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도, 이 수업의 취지에 잘 맞는 방식이라 생각했다.
이 도면거치대의 프레임이 되는 막대는 목봉을 잘라서 사용하고,이 목봉끼리 고정하는 부품을 3d 프린터로 만들었다.그리고 종이를 매다는 부분은 MDF를 레이저커팅해서 목봉에 끼우고, 집게를 달아서 종이를 잡는 방식을 썼다.
완성하고 보니 형태에 불규칙함과 복잡함이 있으면서도 재료와 구조가 잘 드러나는 모습이 의도한 나무의 느낌을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이라면 조인트 9개를 완전히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한 종류의 조인트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마음대로 조립하는 가구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라는 강좌는 특별했다. 학생들은 가구들을 디자인하고, 직접 조립하고, 영상을 만들며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들과 센스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학교에는이런 수업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