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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놀이 Jul 15. 2020

개미가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정답은 없지만 해답이 있는 투자 공부법

2014년 봄, 군대를 막 제대한 나는 흔히 말하는 군버프(?)를 받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제대 직후 2학년 첫 학기는 학점 관리에 열을 올리겠다고 군 생활 내내 생각했던 목표였기에, 열심히 공부했고 다행히 평점 4.41을 받았다. 그리고 2학기에는 공부도 공부지만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존경하던 교수님께서 주식 투자 소모임을 만들 예정인데 한번 같이 해보지 않겠냐며 나를 매수했다. 그렇게 나는 개미가 되었다.






01 투자의 기본기, 재무제표


주식 투자를 하기에 앞서, 나를 제외한 4명의 학생과 함께 투자의 대가라 불리는 사람들(피터 린치, 워런 버핏 등)가 집필한 서적을 읽으며 공부했다. 책을 읽고 각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책의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정말 다양한 투자법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재무제표의 중요성을 절대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 물론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제표는 기업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는 것이 투자의 영역에서 성과를 올린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점은 산업의 특성이나 해당 기업의 특징에 따라,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각 지표들이 의미하는 바가 천지차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매출액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좋아지고 있다고 주가가 오를 것이란 확신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은 우산과 장화 및 에어컨을 파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봤더니,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재고자산이 늘어나서 좋지 않은 상황이므로 A기업의 주식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투자 결정이다. A기업이 파는 우산과 장화 및 에어컨은 보통 언제 많이 팔리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여름에 가장 많이 팔리는 아이템들이기 때문에 작년 겨울에는 당연히 실적이 좋지 않았을 것이며, 재고자산이 늘어났다는 것은 다가오는 여름을 대비한 물량 확보를 위함이다. 이처럼, 매출액과 영업이익 이외에 중요한 재무제표 속의 언어들을 하나씩 공부하는 것은 투자를 위한 필수 준비과정이다.






02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이 있다.


가치 투자로 유명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은 매년 20% 이상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낸다고 한다. 연 20%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매년 20% 수익을 내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울 뿐 아니라, 1억을 기준으로 연 20%의 수익률을 낸다고 생각하면 10년 뒤에는 7억이 넘는다.


이에 반해, 역발상 투자로 유명한 존 템플턴이라는 영국 사람은 또 다른 투자 기법을 사용한 투자가다. “남들이 낙담해서 팔 때 사고 남들이 열렬히 살 때 판다”라는 모토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들과 정반대의 투자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다고 한다.






앞에서 봤듯이, 투자의 영역에서 엄청난 성과를 올린 대가들은 각자의 투자법을 활용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투자법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맞지 않는 투자법이 나에게는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나에게 맞는 투자법은 어떻게 찾는지 궁금하실 것이다. 단언컨대, 일단 부딪치면서 체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그렇다고 재무제표와 같은 기본적인 지식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맨 처음 주식 투자를 할 때, 용돈 중 10만 원(그 당시 대학생에겐 거금이었다)을 바로 내가 사고 싶은 주식에 투자했다. 초심자의 행운이었는지 4개월 만에 10만 원이 30만 원이 되고, 100만 원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불릴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투자 방식을 적용하면서 꽤 많은 돈을 다시 잃었다. 내가 겁이 많은 성향이었다면 '다시는 주식에 손을 대지 않으리'라며, 주식 투자 앱을 지워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투자법이 나에게 맞는지, 나는 어떤 투자법을 사용하면 위험한지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단순히 어렵사리 모은 나의 20대의 돈을 잃은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내 인생에서 돈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갖게 해 준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멘탈이 약하거나 한 푼, 한 푼이 소중한 분들에게까지 억지로 투자 활동을 하라고는 권하고 싶지 않다. 2000년 대 초, 닷컴 버블이 최고조에 올랐던 시기에 증권가 객장에서 몇 천만 원을 잃었던 우리 엄마의 모습이 아직도 내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인들이 주식 이야기를 할 때면 웬만하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내가 그들의 돈을 책임진 것 같은 느낌을 괜히 받고 싶지도 않거니와, 나에게 맞는 투자법이 그들에게 맞는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았고 대학생 치고는 꽤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또 그 수익이 다시 모래처럼 사라질지는 아직 모른다. 나는 우리 아빠가 나에게 해준 그 말을 아직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인 것을 잊지 말아라.






03 개미가 돈을 잃는 단 한 가지 이유


주식 투자를 하는 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아 그때 그 종목 샀어야 했는데..."
"아 그때 그 종목 팔았어야 했는데..."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후회하게 만들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신만의 원칙 없는 투자법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 활동을 하면서 하는 다짐 중 하나는 '나는 가치 투자를 할 거야. 한번 사면 절대 팔지 않을 거야. 회사의 주인은 나니까!'일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천만 원어치 주식을 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이 갖고 있는 주식이 떨어지게 되면 조금 고민하다 바로 매도를 한 뒤, 급등하고 있는 다른 주식을 매수하게 된다. 그런데 급등하고 있던 놈이 또다시 급락하게 되고 고민 후 약간의 손실을 보고 또 다른 급등주를 매수한다. 이렇게 하다 결국 1000만 원이 100만 원이 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뇌동매매의 최후가 바로 이런 양상을 띤다.


투자에서 백번, 천 번을 말해도 아깝지 않은 것 하나는 본인만의 투자 원칙을 절대 어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매우 어렵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더라도,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감성적인 요소가 개입하는 것이 사람이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조차도 이런 실수를 할 때가 상당히 많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식을 산 뒤에 주식 투자 앱을 삭제하거나 공인인증서를 제거해버리는 과감한 행동까지 하곤 한다. 이렇게 하기 힘들다면, 다음의 예시와 같은 본인만의 원칙을 세워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원칙

1. 5% 이상 급등한 종목은 사지 않는다.

2. 10% 이상 떨어지면 손실을 보더라도 과감히 매도한다.

3. 아침에는 절대 매수하지 않는다.

4. 장 마감 직전에만 매매를 진행하도록 한다.


이렇게 투자 원칙을 통해 본인의 손가락을 제어(?)할 수만 있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는 투자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투자를 시작하는 개미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사항 세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초보 개미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되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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