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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백 Aug 25. 2019

당신 인생에 대한 인공지능 예측 1부 (SF 단편소설)

미래의 어느 날 당신의 인생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예측을 한다.

SF분야 단편 소설 초안입니다.

모든 글은 초안에서부터 수많은 수정 작업을 통해서 완성이 됩니다. 물론 이 글도 앞으로 상당히 많은 수정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인데, 초안을 Brunch에 먼저 올려 봅니다. 수십 번을 읽으면서 수정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고난의 시간이 될 듯하네요.


* Brunch는 매거진을 담기에는 좋은데 소설 분야의 글을 싣기에는 조금 불편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1부.


친구들과 같이 본 ‘Mars Park’ 까지는 무척 좋았다. 사실 하나별은 SF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나별뿐만 아니라 그녀의 친구 대부분은 SF영화보다는 코믹물이나 남녀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한 영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에 친구들이 모두 같이  ‘Mars Park’ ’를 보게 된 것은 혜영이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보게 된 것인데, 사실 혜영이도 SF영화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 겸 영화배우인 정진국이 이번 영화에 출연을 했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에 친구들과의 좋은 시간으로 마무리가 될 뻔한 이번 만남에 문제가 되었던 것은 역시 팬덤의 차이에 의한 영화평 때문이었다. 혜영이와 다른 팬덤인 민선이가 실수로 정진국의 연기에 대해 약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이었다. 작은 비판도 받아들일 수 없었던 혜영이가 따지듯이 민선이의 말에 반대 의견을 내 보이면서 오늘의 만남은 아주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 둘의 싸움만 아니었다면 밤늦게까지 신나게 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사실 밤늦게까지라고 했지만 엄마가 9시 이후까지 노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9시까지는 집에 가야 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이런저런 수다도 떨면서 9시까지 꽉 채워서 놀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터무니없이 이른 시간에 집에 가게 되었다.      


“중간고사가 끝나서 정말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어 보려고 했는데, 이게 뭐 남.     

민선이는 왜 하필 그런 말을 해서. 그냥 좋았다고 말을 하면 안 되나? 가수가 영화에 출연해서 연기를 하니 조금 부족할 수도 있지 뭘 그런 걸 그렇게 꼼꼼히 따지는 지. 혜영이도 그렇지, 민선이가 그렇게 말을 했다고, 그렇게 화를 낼 필요는 없잖아? 사실 따지기 보면 틀린 말도 아니잖아. 그냥, 쿨하게, 그래? 아직 연기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잘 못한다, 인정, 그래도 멋있잖아? 안 그래? 뭐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으면 좋게 끝날 일을, 화를 내고, 울고. 암튼 이해가 안가”   

  

하나별은 친구들과 헤어진 후 집에 가기 위해 모노스테이션(*)으로 걸어가면서 여전히 신나게 놀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지가 않았다. 대부분 학생들은 늦은 시간까지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나 운동, 자기 개발 활동을 해야 했으며 이렇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에게만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해 왔다.      




“혹시,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여기 당신의 미래를 정확히 알려주는 알라딘의 지니가 당신의 인생을 99% 정합률로 예측을 해 주고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바로 안으로 들어와서 요술램프를 문질러 주세요.

 당신의 미래를 예측해 주는 토커 지니가 당신의 궁금증에 대답을 해 줍니다.

 아름다운 당신의 미래, 또는 험악한 당신의 미래가 알고 싶으시면 지니의 요술램프를 문질러 주세요”  

   

하나별은 이 근처를 지날 때마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에서 홀로그램으로 지니가 나와서 이렇게 떠들어 대는 것을 여러 차례 봤었지만, 그때마다 그냥 지나쳐 갔었는데 아마도 이런 것들에 부정적인 엄마의 영향을 컸을 것이다. 자신의 노력이 아닌 운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엄마의 생활철학이 하나별에게도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친구와 좋지 않은 일도 있어서 그런지 지니의 홀로그램이 괜히 다정하게 느껴진다.     


“진짜로 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요?”     


하나별의 질문에 사람의 2~3배 사이즈로 만들어져 있던 지니 홀로그램은 사람 사이즈만큼 줄어들었다. 지니 홀로그램은 우리가 동화책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파란색의 몸, 턱수염도 꽁지머리 모양도 우리가 아는 모습 그대로로 만들어졌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동화인만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굳이 깨지 않고 그대로 따르겠다는 생각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친근해야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상업적 의도가 분명히 보였다.

     

“물론입니다. 저희는 Saylife가 개발한 미래 예측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최신 알고리즘으로 최근에 업그레이드하였습니다. 최신 알고리즘에는 약 70억 명의 인생 데이터가 들어갔으며, 정합률이 99% 수준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손님의 미래도 저희 예측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물론 나이에 따라서 경우의 수가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나이가 어린 분들은 많은 경우의 수의 미래를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경우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굉장히 높은 정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도 저희 프로그램에 의심이 드시면 안으로 들어오셔서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십시오. 저희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만 설명을 들으시면 왜 우리들 인생에 ‘토커 지니’가 중요한지 아시게 되실 겁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나별은 미래를 예측한다는 말보다는 토커 지니의 귀여움이 더 마음에 들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사람의 인생을 예측하기 위해서 사주팔자나 점술 등이 발달을 했지만 예측률이 높다고 판단이 되지는 않았다. 엄마도 비슷한 말을 많이 했다. 비싼 돈을 들여서 점술집에 가서 미래를 예측해 봤지만 하나도 맞은 것이 없다고. 이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를 가지고 돈을 벌려는 수작일 뿐이라고. 어떻게 보면 너무나 맞는 말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사람들 일지라도 그들은 모두 다른 손금을 가지듯이, 분명 그들은 다른 운명을 가지고 살아갈 텐데 어떻게 사람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인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라 생각을 했다. 물론 토커 지니의 인생 예측도 믿지는 않았다. 다만 토커 지니의 홀로그램이 귀엽고, 오늘 친구들과의 모음이 즐겁게 끝나지 않아 마음을 다스리고 집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인생 예측을 들어 보기로 하였다.   

   



하나별은 조심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는데, 지니의 색처럼 모두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사실 진짜 파란색 페인트로 색을 칠했는지, 파란색처럼 보이게 이미지 덤핑 기술(*)로 색을 덮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대한 알라딘의 지니 세상처럼 보이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각 방의 문 위에는 방이 비었는지, 누군가가 상당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글씨가 깜빡거렸다. 사람이 없는 방에는 “당신의 입장을 환영합니다.”라는 환영 문구가 깜빡거렸고,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이 궁금해 진지한 상담을 받고 있는 곳은 토커 지니가 심각한 표정을 짓는 아이콘과 함께 ‘손님 사용’이라는 문구가 떴다. 하나별은 비어 있는 방이 많지 않음에 깜짝 놀랐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하나별 엄마나 할머니가 알았으면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사람의 운명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 개척을 해 나가는 것이지, 이런 것으로는 전혀 미래가 좋아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별은 제일 안쪽에 있는 방으로 조심히 들어갔다. 하나별이 방으로 들어가니 밝았던 토커 지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문 위에 있는 안내 문구는 금세 ‘손님 사용’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방안에는 의자와 탁자 그리고 그 위에 요술램프만 놓여 있었다. 요술램프는 탁자에 완전히 고정시켜 놓은 것처럼 보였으며, 의자도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하나별이 방문을 닫으니 어디에선가 이 방 사용법에 대한 안내의 목소리가 나왔다. 목소리는 가게 입구에서 들었던 지니의 목소리와 동일했다.      


“먼저 편안히 의자에 앉아주세요. 가장 편안 자세를 잡으셨으면 동화 알라딘처럼 램프를 문질러 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토커 지니가 당신을 미래의 세상으로 안내해 드릴 겁니다.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냥 편안하게 앉아 계시면 됩니다.”      


손님을 동화책의 주인공인 알라딘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많은 배려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다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며, 실제로 자기 인생에서는 자신이 주인공이니 이런 시스템이 그리 틀린 표현은 아닌 것이다. 하나별은 목소리가 말하는 데로 의자에 앉아서 옆에 놓여 있는 요술램프를 문질러 주었다. 그랬더니 시끄러운 소리와 - 천둥 번개 칠 때 나는 소리와 비숫한 소리 - 함께 하나별이 앉아 있는 방은  금세 어느 동굴로 변해 있었다. 하나별이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에서 알라딘이 지니를 처음 만난 그 장소를 똑같이 표현을 한 것 같았다. 아마도 이 모든 것은 이미지 덤핑 기술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처음의 시끄러운 소리는 사라지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서 하나별보다 약간 큰 키의 지니가 요술램프에서 큰 회오리와 함께 나왔다. 지니가 나올 때는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하나별의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오늘은 예쁜 꼬마 손님이 찾아오셨네요?

 반갑습니다. 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운명을 족집게처럼 알아내는 토커 지니입니다.

 99%의 정합률, 최신 알고리즘으로 업그레이드된 Saylife사의 인생 예측 프로그램은 당신의 운명을 가장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해 드립니다.”     


“그런데, 저 꼬마 아닌데요”     


갑자스런 하나별의 대답에 혼자서 신나게 떠들던 토커 지니는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고서는 금세 돋보기를 손에 쥔 채 하나별을 자세히 쳤다 보는 제스처를 취한다.      


“이런 죄송합니다. 꼬마 손님이 아니셨군요? 저의 실수를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손님은 아주 좋은 선택을 하셨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토커 지니가 손으로 뭔가를 쫘악 펴는 제스처를 했더니 뭔가 많은 글이 쓰여 있는 오래된 문서가 공중에 펼쳐지는 것이었다. 글씨가 촘촘해서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굳이 이 글씨를 읽을 필요는 없었다. 토커 지니가 쉴 새 없이 이 내용들에 대해서 떠들어 댔기 때문이다.      




“저희 Saylife사는 벌써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 업체로, 50년 전에 최초로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 예측을 하겠다는 대단한 꿈을 가지고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 프로그램이 뛰어난 이유는 실제 사람들의 인생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만들어서 인생을 예측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70억 명의 인생 데이터가 축적이 되어 있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이 데이터가 업데이트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발견한 것 중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마다 어떤 기준점이 있는데, 이 기준점이 일치되는 사람들은 비슷한 기질을 가지고 있고 이런 기질은 비슷한 운명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런 운명들에 대해서 카테고리 화하여 정리를 했더니 사람들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정합률이 50%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준점이 정교해지고 알고리즘이 개선이 되면서 현재는 99%의 정합률로 당신의 인생에 대해서 예측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인생 예측 방법, 뭐 사주팔자나 점술처럼 당신의 운명에 대해서 딴 한 가지 길만 있다고 말씀을 드리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분석을 해 보니 사람의 나이에 따라 이 사람의 운명의 길이 여러 갈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나이가 어릴수록 이 길이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착화된 기억이 많아질수록 사람의 인생은 몇 가지로 상당히 압축이 됩니다. 간혹 로또 등으로 일확천금을 획득해서 부자가 된 경우는 어떻게 예측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인생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확천금을 얻는 기회가 많은 사람들은 메인 확률에 포함이 되지만 극소수인 경우에는 1%의 오차율의 사례로 포함이 됩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 발생 때문에 100% 예측률이 불가하다는 사실은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 인생을 예측하는데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얘기를 제가 꼭 들어야 하나요? 너무 졸린데.”     


신나게 떠들던 토커 지니는 하나별이 하품과 함께 중간에 끼어들면서 말하는 것을 잠시 멈췄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손님께서 원하지 않으시면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반드시 저희가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저희는 손님의 기억의 스캔을 통해서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손님의 어렸을 때 기억과 현재 상황에 대한 기억의 스캔을 바탕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이 정도로 예측 프로그램의 중요 데이터로 가공이 됩니다. 손님이 잘하는 점과 실수한 점, 성격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억의 스캔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오직 절대 다른 곳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면 저희의 인생 예측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이 되며, 손님의 기억인지 알 수 없도록 랜덤화 처리 후 데이터에 저장이 됩니다. 이 동의를 하지 않으시면 예측이 불가하다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억 스캔하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 아프지도 않고요. 손님은 그냥 자리에 앉아계시면 기억을 스캔하는 헤드스핀이 내려와서 약 3분 내에 필요한 기억만 스캔을 해서 랜덤화 처리를 진행할 것입니다. 손님의 기억을 스캔하는데 동의하시는지요?”     


“네. 빨리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주의 사항은 머리를 스캔하실 때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머리가 헤드스핀에 닿는다고 해서 다치시거나 위험하지는 않지만 데이터 오류가 발생될 수 있으니 약 3분 정도만 잘 앉아 계시면 됩니다. 그럼 바로 손님의 기억을 스캔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서는 토커 지니가 손가락을 튕기는 행동을 했더니 의자 뒤에서 뭔가가 나와서 하나별의 머리 주변을 감싸는 것이었다. 머리 손질하는 기계처럼 머리를 감싸고 있지만 직접 머리에 닿지는 않았고, 뭔가 윙하는 소리만 들렸다. 3분이 길지는 않지만 그냥 고정된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면 3분이라는 시간이 그리 짧지도 않다. 처음에는 3분이면 금방 지나가겠네 라고 생각을 했는데, 뭔가가 귀에서 윙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에 묶여 있는 것처럼 가만히 있어야 하니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래서 아주 오래된 옛날 어느 국가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꼼짝도 할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에 가두는 벌을 줬는데, 이게 뭐 힘들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하나별이 이런 느낌을 느낀다는 사실을 프로그램 업체도 알고 있었는지, 하나별의 기억을 스캔하는 동안 토커 지니는 하나별 앞에서 짧은 공연을 하고 있었다. 동굴 모양의 이미지는 금세 콘서트장으로 변했고, 토커 지니는 최신 인기 그룹의 ‘Wonder’의 리더 보컬인 UV(universe voice)로 변해 있었다. 칼군무로 알려진 Wonder의 댄스를 추면서 최신 음악 Trigger를 부르고 있었다. 이런 토커 지니의 노력이 없었다면 3분이라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이 공간을 뛰쳐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공연이 채 끝나기 전에 기억 스캔 작업은 마무리가 되었다. 일부러 기억 스캔보다 약간 더 긴 시간의 음악을 선택한 것은 기억 스캔 후 예측 알고리즘을 가동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냥 손님을 대기시키면 무료하게 느낄 테니 그 시간을 벌기 위한 것과 손님의 나이대를 략 짐작하고 최신 음악을 선택한 것은 회사의 나름의 배려인 것 같았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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