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일상에 복직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복귀와 동시에 무엇이라도 빠르게 해내야 한다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재된 나의 성향이 스트레스를 열렬히 거부하는 또 다른 성향과 부딪히면서 결국 하루를 쉬어가기 위해 월차를 냈다. 긴 휴식기를 가졌었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내가 또다시 휴직 전의 나로 돌아간다면 그동안의 경험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로써 잠시 한 박자 쉬어가기 위해 하루 자유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원래라면 일을 하고 있을 평일 낮의 시간. 책과 다이어리를 들고 근처 카페로 향한다.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 한 권을 읽는다. 그리고 지금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해본다. 고소한 커피 한 모금과 함께 다이어리에 지금의 기분을 적어본다. 이로써 잠시 쌓여가던 조급함과 예민함을 정리하고 털어내 본다. 다시는 똑같은 번아웃을 겪지 않기 위해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기로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쉴 수 있는 공간과 평온을 주는 물건들 그리고 마음을 달래주는 음악들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