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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_다모아풍년집, 차돌박이 맛집

김치와 차돌이 만들어낸 오래된 공식

by 김대영


오래된 동네엔,

오래된 방식으로 운영되는 맛집이 꼭 있습니다.

약수동 골목 어귀,

빛바랜 간판 너머에 숨어 있는 이곳도 그렇습니다.

‘다모아풍년집’—

이름조차 희미하게 남은 간판이 오히려 믿음을 줍니다.


그냥 지나치면 모를,

딱 동네 사람들만 아는 그런 집.

소문도 조용히 퍼지고,

찾는 사람도 조용히 앉아 먹고 나오는 곳입니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김차숙’.

김치, 차돌박이, 숙주.

세 가지 이름을 한데 묶어

이 집만의 방식으로 구워냅니다.

숙주는 신선하게 수북이 쌓여 있고,

김치는 보기 좋게 손으로 썰어져 나옵니다.

모양도 예쁘지만,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에

이미 절반은 맛을 본 셈입니다.


차돌박이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김치에 스며들고, 숙주를 감싸면서

묘하게 죄책감 없는 고기 한 점이 완성됩니다.


숙주의 아삭함이 남다르다 싶어 여쭤봤더니,

바로 옆 두부공장에서 그날그날 가져다 쓰신다고 합니다.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이런 정성이 노하우이자 비결일 겁니다.


차돌박이가 끝나면 삼겹살로 넘어가는 것도

이 집을 아는 이들의 자연스러운 루틴.

같은 구성인데도 더 고소하고,

숙주의 단맛이 또 한 번 올라옵니다.


약수에서 정겨운 약속이 있다면,

이 집을 기억해 두셔도 좋겠습니다.

말없이 차려내는 노하우와

오래된 맛의 조화가 있는 곳입니다.



Pick Info

서울 중구 다산로 19길 10

영업시간 정보 미제공 (현장 방문 기준 운영 중)

김차숙 150g / 18,000원

옆 두부공장에서 숙주를 직접 공급받는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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