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을 통해, 이상적인 자기소개서에는 세 문장이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고 다뤘었다.
오늘은 이 중 첫 번째 문장인 "회사의 필요 역량"을 ① 왜 쓰기 힘든지, 그리고 ②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다뤄볼 것이다.
회사의 특정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생각할 때, 우리는 "직무", "업무", 그리고 "Task"를 구분해야 한다.
- "직무"는 연관성이 있는 다양한 업무들을 묶어놓은 "일"의 최상위 카테고리이다. (e.g. 해외영업)
- "업무"는 직무를 구성하는 하위 단의 다양한 수행 영역이며, (e.g. 매출 관리, 개발 관리 등)
- "Task"는 업무 하나하나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무 과제를 뜻한다. ("SCM 관리"를 위해 행하는 생산/선적 현황 분석, 해외 법인에 대한 주간 가이드 등)
회사의 필요 역량은 "직무"도, "업무"도 아닌 "Task"에서 뽑아낼 수 있다.
결국 "직무"나 "업무"는 해당 직무 사람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일들을 모아놓은 하나의 상위 카테고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무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것은 실무 단에서의 세부 "Task"이고, 현업인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과제를 알아야 그 과제를 위해 어떤 능력이 필요할지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매출 관리"라는 "업무"만 파악하고서는 이 일을 하는 데에 어떤어떤 세부 역량이 필요한지 가늠하기 힘들다.
① "매출 " = "숫자"라고 생각하고, 통계 관련 자격증이나 스펙을 언급하거나,
② 막연하게 능력이 사용되는 맥락을 언급하지 않고, "문제 해결력"이나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의 보편적인 필요 역량을 언급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① 막연한 업무 영역을 바탕으로 필요 역량을 유추하는 것이므로, 실제로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역량을 필요 역량으로 쓰는 소위 "역량 섀도우복싱"이 일어날 수 있으며,
② 우연히 필요 역량을 정확히 맞춰서 썼다 하더라도, 능력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왜 필요한지에 대해 언급을 못하여 필요 역량 서술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매출 관리"라는 업무의 하위 "Task"인 "생산/선적 상황 모니터링", "해외 법인에 매출 개선 가이드 메일 발송", 혹은 "프로모션별 효과 점검 및 수정"을 기준으로 역량을 유추해보면 어떨까?
① "프로모션별 효과 점검"을 하려면 프로모션 유형별로 참여자가 얼마나 되는지, 해당 프로모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얼마인지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고로 자연스럽게 "데이터 분석"이라는 역량이 필요함을 유추할 수 있고,
② "생산/선적 상황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SCM 운영부서, 공장, 개발부서 등 나와 다른 도메인 지식을 가진 타 부서의 사람들과도 오해 없이 소통해야 한다. 고로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가 일치한 상태에서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함을 유추할 수 있다.
③ 또한, '해외 법인에 매출 증진을 위한 가이드 메일을 발송'하기 위해서는 원활하게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이 필요함을 유추할 수 있다.
이처럼 '업무'가 아닌 'Task' 단위를 바라보면, '필요 역량'을 훨씬 쉽고 정확하게 뽑아낼 수 있다.
취준생들의 번뇌는 이 지점에서 등장한다.
채용공고문은 친절하지 않다. 세부 "Task" 단위의 일을 적어놓기는 커녕, 그 보다 상위 단의 "업무" 설명도 아주 간단하게만 적어놓는 경우가 많다.
합격하려면 필요 역량을 적어야 하는데,
필요 역량을 적으려면 현업인들이 수행하는 세부 단의 과제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 정보는 채용공고문에 눈 씻고 찾아봐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 몸으로 그런 정보를 체득한 것도 아니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지원하려는 회사와 직무의 "업무"가 아닌 "Task"를 알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다면,
그 Task에 대한 정보를 비롯하여 자소서 작성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채용공고가 아니더라도 다양하다.
다음 글에서는 자소서 필요 역량 작성에 필요한 정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을지 다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