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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율 Jan 25. 2024

마케팅과 브랜딩,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요?

마케팅은 Creative, 브랜딩은 Perspective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마케팅과 브랜딩을 명확히 정의 내릴 수 있나요? 그렇다면 이 글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



먼저 마케팅과 브랜딩을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관점에 따라 설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관점을 구분하지 않으면, 같은 단어와 표현을 보고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브랜딩을 마케팅에 포함된 개념으로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해당 관점에서는 브랜딩을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목적인 마케팅의 하위 개념으로 봅니다.



두 번째는 브랜딩을 마케팅의 상위 개념으로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명확한 브랜드의 방향성 아래에 마케팅이 철저하게 관리되며, 집행되는 것입니다.



두 가지 관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충분히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오늘은 ‘브랜딩’을 더 전략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으로,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를 설명하겠습니다.



마케팅은 Creative


마케팅은 비용의 게임입니다. 지출한 비용이 있으니, 효율이 나와야 합니다.



효율이 높으려면 마케팅에 노출되는 모수가 많아야 합니다. 따라서 2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마케팅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같은 제품 카테고리에서 경쟁하는 제품들과 대비되는, 독특함과 의외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별화가 되지 않고, 마케팅 비용 효율도 확보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들은 일관된 패턴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적응합니다. 지속적이고 단조로운 자극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이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마케팅의 생리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마케팅은 ‘크리에이티브’가 요구됩니다. 익숙함 속에서 낯섦을 자극해야 합니다.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이 필요합니다. 말하자면, 틀을 깨려는 ‘발산적 기획’이 힘을 발휘하는 영역입니다.



브랜딩은 Perspective


브랜딩은 마케팅과는 달리 시간의 게임입니다. 브랜딩은 비용이 아예 들지 않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표가 직접 브랜드의 모든 접점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물론 작은 브랜드의 경우겠지만요.



브랜딩은 브랜드 철학(Brand Philosophy)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기준을 가지고 움직이는 철학적 경영 행위입니다.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은 브랜딩의 목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가 가진 목적성, 즉 존재이유를 발현하는 행위가 브랜딩인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매출과 동떨어진 목적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파타고니아의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은 파타고니아가 가진 목적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향, 지구 행성을 구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한다.

위의 문구는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미션입니다.



파타고니아에게는 매출 발생을 초월한, 브랜드의 목적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브랜딩에서 의사결정 기준은 항상 목적성입니다.



그로 인해 브랜드는 목적에 따른 ‘관점’을 갖게 됩니다. ‘관점‘이 생기고 나면, 관점에 따른 ‘취사’가 가능하게 됩니다. 목적성에 부합하지 않은 것이라면, 버리기 아까운 것이라도 버릴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Creative도 중요하지만, 브랜딩에선 관점을 사수하는 Perspective가 더 우선적인 가치입니다. 따라서 브랜딩은 관점에 맞게 틀을 짜는 ’ 수렴적 기획‘의 영역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마케팅은 창의성, 브랜딩은 목적성


”카드 회사가 콘서트를 한다고? “. <현대카드> 정태영 CEO가 대한민국에서 브랜딩을 선보였을 때는 정말 센세이션 그 자체였습니다. 여느 카드 회사가 가지지 못한 목적성이 느껴진 것이죠.



그는 브랜딩의 가장 큰 적을 ‘창의성’이라 말합니다.

기발함 때문에 잘못하면 저희가 사라집니다
- 현대카드 정태영 CEO

그가 창의성을 이토록 경계하는 이유는 목적성이 가려지기 때문일 겁니다.



브랜드가 가야 할 길을 놔두고 내부의 시선을 자꾸 돌리는 역할을 한다면, ‘브랜딩의 가장 큰 적’이라고 표현해도 아깝지 않은 것 아닐까요? 물론 창의성이 목적성을 위한 도구 정도로 쓰인다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요.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고자, 다소 일방적인 개념 정의를 내렸습니다. 오해가 있으실까 싶어 덧붙이자면, 마케팅도 전략을 설계하는 수렴적 기획 과정이 분명 존재하고, 브랜딩도 아이디어를 위한 발산적 기획을 거칩니다.



다시 말해, 마케팅도 목적성이 중요하고, 브랜딩도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마케팅과 브랜딩의 핵심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이었으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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