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준 Jun 02. 2023

현실의 안락함이 주는 불행

불안하지만 안락함일 수 있다는 착각

나는 하루에 17~19시간 정도 사무실에 있는 편이다. 물론 밥도 먹고 운동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사무실을 중심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한다. 가끔 내가 삶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정적으로 평화를 갖게 되는 순간 이 안락함이 대가가 있음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향한다.


운명도 우연도 운도 없다.

현대 과학은 물리적으로 관측이 불가능한 거리의 행성까지도 미리 찾을 수 있다. 광활하고 무한한 우주조차 모든 사건과 사건의 연속적인 결과일 뿐이다. 


눈에 보이지만 않을 뿐 수학적인 계측과 연산을 통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에 있는 행성이 어디에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지 조차 계산할 수 있다. 수학과 물리학은 모든 현상을 계산할 수 있다고까지 한다. 모든 것은 결국 인과관계(因果關係)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러 법칙 안에서 균일하게 연속되는 모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삶도 마찬가지다. 나의 지금에 모습은 내가 그동안 살아온 사건들에 대한 결과다. 그 사건들은 순전히 내가 통제했고 내가 결정했다. 외부의 개입과 환경을 얘기할 수 있지만, 개입과 환경 속에서도 어떤 사건을 만들지는 결국 내가 결정한 것이다. 외부의 개입과 환경은 확률의 변수가 될 뿐이지 절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진 출처 : 팝핀현준 브런치 스토리

책임지지 못한 불행


위에 열거한 이유들을 통해 나는 불행이 결국 책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불행한 순간이 온다면 내가 통제하고 결정한 것들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불행을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불행을 '탓'하게 되는 순간 나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깨닫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조차 상실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사람은 유한한 시간 속에서 노화를 얻으며 산다. 그렇기에 내가 불행한 순간이 연속되거나 빈도가 높아질수록 회생(回生)의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 


주식투자와 비슷하다. 투자한 종목이 30% 하락했다. 그리고 또 다음날 10% 하락했다. 도합 40%가 하락했지만 원금까지 복구하기 위해서는 40%가 아닌, 약 66.67..% 가 필요하다.


재밌는 건 40%가 아니라 50%가 떨어지면 100%의 상승이 필요하다. 하락율이 높을수록 복구에 필요한 상승률은 복리로 늘어난다. 겨우 10%의 하락 차이지만 복구에 필요한 상승률은 33..% 나 차이 난다. 이게 불행의 복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불행하다고 느끼지만, 안락함을 느끼는 이중적이고 아이러니한 모습을 우린 종종 볼 수 있다. 분명 불행하다고 생각해 이런 사건들을 종결짓고 싶고 다시금 진취적인 삶과 목표를 위해 달리고 싶지만 결국 행동은 보존되고 있다.


불행한 사건들이 생기지만 행동을 잘 바꾸진 않는다. 관성일 수도 있고 무기력함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익숙한 행동을 하는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안락함이다. 작은 죄책감이 들진 모르지만 안락하다. 변화를 위한 이벤트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굉장한 스트레스를 준다. 그리고 우린 결국 스스로 또 '통제'하고 '결정' 했다. 


이런 삶을 지속하기로


롤 같은 게임은 일년에 한두번 하는 것 같다.

안락함에는 책임이 따른다.

 

퇴근 후 내가 게임을 하는 3시간 동안 아무개 동료는 다음날 업무와 더 나은 성과를 위한 업무를 동시간대에 했다. 주에 3일씩 이런 식으로 지냈다. 내 동료는 나보다 월에 36시간, 약 4일 정도를 더 근무한 셈이다. (1일 근로 시간 평균 8시간 기준)


4일이 주는 힘은 강하다. 일 년이면 48일이다. 아무개 동료는 나보다 1달 반을 더 살게 된다. 체감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매일 비슷한 일을 반복하고 쳇바퀴 같은 삶에서 1년이 13개월 반이 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쳇바퀴 같은 삶은 대부분의 남들과 같은 삶을 결정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해야 하는 일들을 쳇바퀴처럼 잘해놓고, 내가 받는 보수 이상에 가치를 내가 확보한 1 달반동안 매달 만들게 된다면 과연 쳇바퀴 같은 삶이 지속될까? 아니라고 본다. 


노동자와 고용주의 관계는 결국 노동의 대한 가치를 누가 먼저 산정하고 선불로 결제할지의 문제다. 지금 나의 보수는 고용주가 먼저 가치 산정하고 선불로 결제해 연봉을 책정하고 급여를 제공했다. 내 노동력의 가치를 올려 지금의 보수가 '등가' 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그만한 처우를 만들어주지 못하면 F/A로 나오면 된다. 바뀐 나의 노동 가치를 시장에서 다시 세일즈 하면 된다. 


쳇바퀴 같은 삶은 본인이 결정한 것이다. 변화의 기회는 항상 있었고 안락함을 추구하고 결정한 것 또한 본인이다. 열등감과 피해의식은 더더욱 심각하다.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조차 본인이 회피했다.


본인의 결정과 판단에 대한 책임이 '스트레스'와 '고통'으로 다가왔는데 무시한 것 밖에 안된다. 책임을 지지 못했다. 그리고 또 안락함을 선택했다. 



당근에서 하나씩 맞춰온 가성비 장비들로 꾸려진 내 자리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한다 나는, 나 또한 안락함을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를 통제하기 위해 환경을 바꾸는 '행동'을 통해 불행이란 사건의 확률을 줄여나갈 뿐이다.


내가 사무실에 있는 이유가 그렇다. 책을 읽어도 사무실에서 읽고, 혼자서 술을 마셔도 사무실에서 마신다.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가까이 둠으로 써 내 통제력을 높인다. 집에서 축 늘어져 넷플릭스를 보면 2시간이 금방 흐른다. 사무실에서는 축 늘어져도 30분이면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별도의 준비과정 없이 그냥 앉은자리에서 자세만 고쳐 앉아 일을 하면 된다. 내가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는 이유다.



본인� + (꿈+현실)=인생/시간

�에는 자신의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대입해보자.





*팝핀현준님 글에서 참고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왜 광고 대행사는 다 별로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