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학교 방문기
대학원에 등록하고나서부터 쭉 코로나 시대였다. 강의들은 대부분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었고, 캠퍼스의 로망이 없는 샐리던트는 오히려 코로나 시대의 이점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등록금은 좀 아깝다...
1학기에는 학교를 방문할 일이 몇 번 없었다. 맨 처음 학교를 가게 되었던 건, 통계 수업을 들으면서였는데 수업에서 사용할 책을 받으러 가야했다. 일 마치고 학교를 가야했으므로 처음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7시가 넘긴 시간이었다. 조교님이 전달해주셨는데, 풀타임 대학원생들의 지친 모습을 슬쩍 엿볼 수 있었다. 면접을 제외하곤 이게 첫 방문이었고, 두번째 방문은 학생증을 받으러 가야했다. 학생증을 은행에서 받았던 것 같은데(그새 기억이 안난다) 한참 미루고 미루다가 겨우 시간을 맞춰서 평일에 학교에 방문할 수 있었다. 이때 처음으로 학생회관에 가보고, 학교를 조금 둘러봤다.
이렇게 1학기 때 학교를 거의 안갔는데, 2학기 때는 좀 달랐다. 데이터분석 관련 수업을 들었던터라 교수님은 인강(인터넷 강의) 대신 현강(현장강의)을 하셨다. 수업은 4시 40분부터 시작이라서, 항상 1시 30분에 수업이 끝나면 점심을 챙겨 먹고, 씻고, 학교로 출발했다. 15인치 노트북을 들고 버스를 타고 다니기가 조금 힘이 들었고, 코로나 시대를 생각해서 남편이 많이 데려다 줬다. 확실히 녹화 강의나 화상 강의 보다는 현장에서 듣는게 더 도움이 많이 되었고, 이해도도 높았다. 물론 이 과목은 수업을 현강으로 듣지 않았다면 거의 따라 갈 수 없었을 정도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는 건 어려웠다.
이 이후로 지금까지 졸업을 위해서 학교를 몇 번 방문하기는 했지만, 수업은 아무래도 코로나가 계속 심한 상태라 수업은 모두 사전 녹화 강의나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 되었다. 직장인으로서 코로나 시대에 학교를 다닌 건 나쁘지 않았던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 학교, 같은 학과 사람들이라는 연대감은 전혀 없고, 직장인으로 만들 수 있는 어느정도의 인맥도 없는게 아쉽다.
나는 내돈내산(?)으로 필요에 의해 자의로, 스스로, 굳이 학교를 다니고 있고, 직장인 신분으로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게 어느정도 이점으로 여겨지지만, 팬데믹 시대의 대학생들은 조금 안타깝단 생각이 들었다. 필요에 의해 비싼 돈 내고 다니는 사립대학원의 수업도 이렇게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딴 짓도 많이 하는데....학생들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고, 또 대학시절만의 그 추억들을 만들지 못하는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