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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달슈가 Nov 22. 2020

출판 기념회

나는 작은 옷 가게 사장님입니다

10월 24일 책이 출간되고 거의 한 달이 되어간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고개 들어보니 11월도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 15일 일요일 오후 3시. 가게 근처 동네책방 <숲으로 된 성벽>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생애 첫 출간과 출판기념회.

나이가 이만큼 먹었어도 처음 해보는 일을 하나씩 하는 것은 팔딱거리며 살아있음을 매 순간 느끼고 또 느끼는 일이다. 며칠 전부터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많이 담담하게 이 날을 기다렸다. 특별한 준비를 할 것은 없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던 때라 손님들을 많이 초대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 소식은 알려야 했다. 오시라는 부탁은 못했지만 기쁜 날을 축하받고 싶었다. 그런 만큼 오신 손님들에게 기쁨이 전해져야 하는 날이라고도 생각했다. 참석해 주신 분들은 나름 바쁜 시간 바쁜 일상을 쪼개어 오셨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귀한 일요일 오후 3시. 생각하기에 따라서 어중간한 시간이었다.


2장 1꼭지 역할극 낭독 - 이 날 최고의 이벤트였다.


봄 날씨 같이 포근한  늦가을에 책 표지와 색을 맞춘 노란색 니트를 입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이라 병아리를 상징하는 노란색을 입었던 것이다. 처음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나 혼자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책방 선생님께서 사회를 보시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냥 평소에 이야기하듯이 '나의 이야기, 책 이야기'를 하자. 그러면 쉬울 것 같았다. 내가 쓴 책이고 내 이야기를 하는데 진솔하게 이야기한다면 힘들 것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축하해주고 자리를 빛내주고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도  더욱더 많이 웃고 즐길 수 있었던 날이었다. 출판기념회를 즐겁고 행복한 날로 만드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분위기를 리드해야 했다. 갑자기 침묵이 흐르거나 어색해지면 내가 당황하여 브레이크가 걸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부터 큰 소리로 웃었으며 책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내용인 만큼 밝은 표정과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남편과 딸이 번갈아가면서 사진을 찍어대고 딸은 동영상을 찍어 놓았다. 행사가 끝나고 집에 와서 동영상을 보는데 혼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무리 경상도라고 하지만 내가 이토록 사투리 발음이 심한 줄 몰랐다. 억양이 강한 발음을 내어서 듣고 있으니 민망해서 못 들어줄 지경이었다. 행사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장님이 보내달라고 하셨다. 사투리가 너무 심해서 동영상이 민망하다고 했더니 편집장님은 웃으신다. '경상도 사람이 사투리 쓰는 것이 당연하며 서울말 쓰면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라고 하셔서 또 한 번 웃었으며 부끄러움은 한번 참아보기로 하고 동영상을 보내주었다.


씽크스마트출판사 대표님과


아직도 내가 책을 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나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기도 하다. 한 번도 글쓰기에 대한 지도를 받아 본 적이 없었으며 작가수업이라거나 국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투고할 때까지만 해도 출판사의 반응이 궁금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막상 이렇게 책이 나오고 나니 나 지신에게 스스로가 과소평가했으며 책을 내는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브런치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나는 구독자일 뿐이었지 내가 작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도 않았다. 그만큼 시도라는 것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 유명한 작가나 평소에 글을 잘 쓰거나 글을 써오던 사람들은 이런  플랫폼 같은 공간은 없어도 될 것이다. 어느 날 책 한 권을 완성하고 투고를 하고 나서야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으며 바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린 시절 한 번씩은 누구나 문학소녀를 꿈꾸기도 했으며 블로그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공간에 자신만의 글을 쓰며 소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 좀 잘 쓴다는 말을 들었어도 책을 내고 작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감히 해보지도 않았다. 이번에 한 번 더 알게 되었다. 무언가를 해야만 사건이 생기고 우리의 삶에도 이벤트 같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그렇기에 이번에 기획출판으로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큰 의미이고 기회라는 생각으로 감사하고 있다. 이제 남은 숙제이자 새로운 시작은 이 책을 시작으로 제2의 도약을 해야 한다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다.



출간 한 달만에 기쁜소식이었다.


출간한 지 한 달도 되기 전에 예스 24에 순위가 11위까지 올라갔다. 이틀 전 12위 했을 때 출판사에서 홍보용 포스트를 만들어 주셨다. 뒷날은 11위까지 올랐지만 프로필과 개인 SNS 등에 올려놓았던 사진은 하루 만에 내렸다. 하룻밤 자고 나면 순위는 또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모르는데 너무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부끄러움이 들었다. 며칠 전 네이버에서 내 책에 베스트셀러라는 빨간색 마크가 붙었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결과들이다. 나보다 훨씬 이력이 화려하고 여러 권의 책을 이미 출간한 작가들이거나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이나 이미 알려진 사람들 틈에 내 책이 버젓이 순위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칭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책들이 빨간 마크 못 붙이는 경우도 많을 텐데.. 글 좀 쓴다는 사람들 많지만 책 한 권 내기가 쉬운 일인가?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이고 작은 옷가게와 이웃들의 이야기가 읽힌다니 좋다. 명화도 좋지만 주말드라마도 따뜻한 내용이 편하고 좋듯이 소확행의 시대에 그렇게 읽고, 작은 행복 느낀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 않을까?  어쨌든 가는 데까지는 가보는 거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곳이 여기 까지라면 이것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무엇보다 씽크스마트 출판사 대표님께서 인사 말씀에서 내 원고를 받고 별 기대 없이 읽고 난 후 참 따뜻해서 출간하기로 하셨다는 인사 말씀에 기획출판이 거의 없는 요즘. 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한번 더 실감했다.


친구 서정이의 정성스러운 출판 기념회 선물이었다. 이 날 가장 인기 있었던 기념 떡!!


서울에서 새벽부터 오신 씽크스마트 출판사 대표님. 현수막 제작 등 여러 가지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신 동네책방 <숲으로 된 성벽> 선생님 두 분.. 구미에서 여기까지 먼 길 시간 내어 와 주신 조진향 기자님. 개인전 준비로 틈도 없을 텐데 직접 달려와준 서윤 씨. 진영에서 애들이랑 네 식구 총출동한 지혜님..  김륭 시인 선생님은 어제 두 개의 일정이 있으셨는데 그거  빠지고 출판기념회에  달려오시고 반강제로 인사말까지 부탁드렸다. 시간이 없어서 못 온다던 고운동 카페 사장님은 손님들과 나눠 마시라고 원두와 오미자청을 미리 책방에 맡겨놓기도 했다. 그리고 숙언니와 팔월의 크리스마스 사장님의 재치 있는 책 낭독 역할극은 마지막 피날레 같았다. 바쁜 일정 때문에 행사 끝무렵에  달려와서 남은 책을 싹쓸이 해간 다혜 언니. 차도 없는데 어찌 달려왔는지 모임에 가는 길에 들러 모임 사람들에게 선물한다며 책을 가져간 것이었다. 이 마음들 두고두고 내가 갚아야 할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최연소 팬 준희. 준호까지..  다른 분들도 모두가 귀한 휴일이고 날이 좋아서 단풍놀이도 가고 싶은 일요일 오후 3시. 그 귀한 시간에 나와 함께 자리 지켜준 모든 이들이 감사할  뿐이다. 친구 정숙이. 찐팬 순이와 선임이 늘 고맙고.. 주변에서 참 많이 도움 주셔서 더없이 행복하고 탈없이 행사를 잘 마쳤다. 친구 서정이는 아침 일찍 서둘러서 주문한 떡을 챙겨서 본인이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붙이느라 누구보다 먼저 도착해서 절친의 몫을 해주었다. 어제는 이 떡이 한몫을 했다. 역시 내 친구는 진짜 친구다. 생각지도 않았던 의외의 꽃다발을 받고 직접 방문해주시고 책을 몇 권씩 들고 오시고 또 사가시고.. 그날 동네책방의 책은 어제 완판 되었다.


작은 동네책방 <숲으로 된 성벽>


개인 사정으로 또는  집안 행사로 바빠서 참석은 못했지만 진심으로 축하해주신 분들도 그 마음 다 알기에 모두에게 고마운 하루였다. 한동안 책 출간으로 정신없기도 했고 출간 이후는 책 홍보로 또 바빴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마음은 초심이지만 책을 출간한 이후라 내가 쓰는 글에 대해서 부담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용기 내어 다시 글을 쓸 것이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님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 모두가 베스 트트 셀러를 쓰진 못한다. 그리고 모두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려고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많은 글 들이 쏟아지는 데 그중에 누구라도 내 글을 읽고 공감하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면 나의 글은 이미 제 몫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욕심이자 바람이라면 이왕 세상에 나온 글이니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욕심이라고 나쁘게 바라본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런 시선까지 의식하면서 내가 쓴 글이 묻히고 사라지게 하는 것은 더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순위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작은 가게 사장님들의 애로사항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으며 손님의 입장에서도 의식 있는 소비생활을 하는 손님이 되기를 바라가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우리 주변의 살아가는 모습이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기에 공감하고 감동하며 웃을 수있고 그래서 행복해질 수도 있는 책이라고 믿는다. 사람들의 리뷰에 쓴 말처럼 따뜻한 책으로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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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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