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간단하게, 무계획이 60%
MBTI 유형별로 여행을 어떻게 계획하고?
어떻게 떠나서 갈까?
살면서 수많은 선택에 앞서 계획을 짜곤 합니다. 특히 누군가와 여행을 함께 계획할 때 개인별 성향이 드러나게 되면서, 내가 어떤 유형인지 보이게 됩니다.
인프제이지만 J와 P가 거의 왔다 갔다 하는 수준입니다. 저와 같은 성향은 계획적인 면도 있지만 무계획의 부분도 공존해서 여행을 떠나기에 조금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작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성향이 이렇다 한들,
나만 가는 여행이 아니라 아이 2명과
같이 가는 언니와 언니네 아이 3명까지 총 7명이 움직여야 하니 내 성향의 J를 끄집어내서 계획을 세워보게 되었어요.
큰 틀은 이렇습니다.
10시-4시는 아이들을 어학원에 보내고
오후 4시 이후에는 수영하고, 각자 개별적인 시간을 보내기
4번의 주말은 호핑, 몰투어, 보홀, 사파리, 오션파크, 마젤란크루즈
이렇게 6가지 활동으로 계획하고
첫 번째는 여기 적응하고 해야 하니 천천히 움직이는 걸로 계획을 세워보았어요.
큰 틀 40%를 정하고 나머지 60%는 세부도착해서
정해도 늦지 않겠지~ 하며 가서 일도 하겠지만
애들 어학원 가는 시간에 알아봐도 충분할 거라는 생각으로 정말 계획이 없는 상태로 비행기에 올랐답니다. 필리핀도 사람 사는 곳인데 인터넷만 되면 언제든지 알아볼 수 있지 않겠어?
여행 가기 D-30일 대충 정해둔 여행 계획에 맞춰
필요한 짐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여행에 필요한 리스트를 보면서 하나씩 챙겨야 할 것을 캐리어에 담았어요. 정리하면서 담을 수도 있지만 일단 필요한걸 다 담은 후에 여행파우치에 넣어 다시 정리를 하였어요.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잘 도착해서 무사히 짐 풀고 아이들이 밥만 잘 먹으면 문제가 없으니 한 달 동안 푹 쉬고 오는 계획을 세웠어요.
<지극히 당연한 하루를 살아 30일의 한 달을 만들자>
하루를 30번 살면 한 달이 되는 것처럼
계획의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어 한 달 살기가 완성이 된답니다. ENFP 성향도 가지고 있어서 어디론가 통통 튀어 오르며 큰 계획아래 세부계획은 없는 상태로 J가 보기엔 P의 계획은 허무맹랑하고, 도대체 어떻게 살건지 답답하기 그지없는 한 달 살기 계획이 완성되었어요.
이게 최선인가요?
네,, 제 계획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나머지는 세부 가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에필로그>
세부스럽다
한 달 안에 어학도 마스터하고, 문화도 체험하고, 여행지도 다 가보고 인스타에 올릴 사진도 찍어야지!
이런 마음으로 세부에 왔다면.. 세부의 날씨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봐주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된답니다. 아이들의 컨디션도 항상 엄마는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것 중 하나이고요.
모든 체험을 해보리라 마음먹었다면, 어느새
세부의 날씨가 주는 릴랙스 한 편안함으로 움츠려 들고 긴장했던 한국의 생활이 모두 내려놓게 되면서
계획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는 것.
그렇지만 괜찮다는 것!
이게 세부스럽다.
타이트하고 계획적인 삶이 습하고 더운 기온에 와르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아 이게 행복이구나’
무념무상의 상태로 지내게 되는 세부.
또 오고 싶어 진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