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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추꽃 Oct 24. 2021

<모두를 움직이는 힘>을 읽고

내가 나의 리더가 되어야 할 때

쉽게 흔들리고, 쉽게 타협하고, 불필요한 고민만 하다 시간을 허비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고,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까지 선택을 유보하고, 뭐든 마무리를 잘 짓지 못하는 사람. 이게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점이다.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을 의식 안 하는 척 쿨한 척 하지만 또 말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하고, 미움받기 싫어한다. 나는 굉장히 도전적이고 용감한 척 많은 경험을 해왔지만 사실은 타인이 나를 바라보았을 때 가장 합리적이고 '그럴싸한' 선택을 해왔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그거 별로래' '먹고살기 힘들대' '여자가 하기엔 별로야' '안정적인 게 최고야'라는 말 쉽게 포기했었고, 계속 더 '그럴싸한' 길만 선택했다.


그런 식으로만 경력을 쌓았으니 내가 특별히 좋아하거나 잘하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해외에서 오래 살다왔기 때문에 외국어를 활용하는 길이 아니면  마음이 끌리다가도 시작조차 하지 않았으며, 결그 끈을 놓지 못해 이를 살려서 가장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해외영업 직군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국제적인 이슈에 관심이 없고, 외국인 고객들과 만나는 일이 즐겁지않고 재능 없다는 것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티가 하나도 안 난다', '살다 온 것 같지가 않다'라는 말은 해외영업을 해야 하는 사람에겐 치명적인 단점이니까. 언어는 취미로만 삼았어야 했는데 그럴 용기는 없었고, 당연히 적성이 문제가 되어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화사를 나오게 되었다.


퇴사 직전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이를 위한 경제적 여건까지 마련되었다. 그렇게 자격증 공부를 하게 되었고 이번엔 정말로 흔들림 없이 끝낼 줄 알았다. 그런데 기혼자다 보니, 이번엔 아이를 가지는 시기의 문제 등으로 불안감에 시달렸고 공부에 집중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아이를 딱히 가지고 싶지 않았는데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 압박감과 조바심, 내가 왜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고 언제 가질 것인지 정확하게 알려줄 수 없는지 가족들에게 해명하고 정당화하는 데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도 주변에 미혼 친구들이 많고, 이제야 결혼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유학을 시작한 친구도 있고, 딩크로 잘 사는 친구들도 있고,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도 아이 잘만 낳고 기르는데 내가 그 시기에 그런 문제에 왜 에너지를 쏟고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애 언제 가지냐는 질문만 받으면 괜히 공부 그만하고 애를 가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퇴사까지 했으면서 말이다.




마이클 하얏트의 <모두를 움직이는 힘>을 읽으며 내가 내 인생을 왜 그토록 확신 없이 살았으며 멘탈이 사람들 한마디 한마디에 쉽게 흔들렸는지 깨달았다. 나에게 매 순간 부족했던 건 바로 비전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비전이 없는 사람은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고, 우선순위혼란을 겪고, 전략적 실수를 하고,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다.


"사람들은 집중의 의미를 집중해야 하는 것에 '예스'라고 응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중이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집중은 존재하는 수백 가지 다른 생각에 '노'라고 말하는 것이다." <모두를 움직이는 힘> 56쪽


뿐만 아니라, 끈기를 부족하게 하여 이른 포기를 하게 한다고 한다.


"장애물들이 당신을 경로에서 이탈하게 만들려고 할 때,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을 때,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주고, 당신을 기대한 결과로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비전이다." <모두를 움직이는 힘> 63쪽


결국엔 시험에 떨어졌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 나를 괴롭혔다. 작년의 낙방은 예상한 것이었고, 올해의 낙방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책 55쪽의 "결핍은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문구처럼, 공부를 계속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를 고민하며 이 일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어서 도저히 이대로 끝낼 수 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선은 공부를 계속하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며 이 책을 만났다. 비전 스크립트를 작성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던지길 권유하는 이 책에 있는 질문들은 내 결정에 확신을 입혀주었다.

 

비전 스크립트의 첫 단계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때 핵심은 '잘 안 될 것만 같은 일은 절대 생각하지 말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일만 상상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1.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머리를 맑게 하고,

2.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믿으며

3. 내일을 상상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을 기술해 보는 단계를 거치기를 권한다.


"'만약 오라클(신탁)이 당신에게 지금부터 3년 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말해준다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의 장점은 당신의 흥미와 관심을 끌고 당신을 흥분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 '아무도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 이 질문의 목적은 우리가 미래 시나리오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즉,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비전 수립의 첫걸음이다." <모두를 움직이는 힘> 93쪽


이러한 첫 단계를 명확하게 밟고 나니, 확실한 나만의 직업에 대한 비전이 생겼다. 퇴사하며 결심했던 것처럼, 나는 '하나의 회사'라는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는 나만의 커리어를 쌓고 싶다. 그리고 지금 단계에선 아주 거창하지만(책에서 비전은 거창하고 영감을 주어야 한다고 한다) 조직관리와 인사관리관련된 경력을 쌓고 연구를 하며 한국의 기업들이 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인력 및 직무관리를 하는 에 기여하고 싶다.


향후 몇 년은 흔들림 없이 내 선택을 믿고, 그것에만 집중하기로 다. 비전 없는 진로 탐색이, 비전 없는 커리어가, 얼마나 사람을 빙 돌아가게 만들고 제자리걸음을 하게 하는지, 얼마나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하는지, 얼마나 쉽게 포기하게 하는지 이미 뼈저리게 겪었기 때문다. 비전을 확립한 후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말이 나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겠지만, 내 인생은 부모님도, 자식도, 남편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을 이젠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엇보다 먼저 가 나의 리더가 되어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당장 취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우선은 선택과 집중을 하려 한다. 다행히 내 비전을 응원하는 배우자에 감사하며 말이다.


이 책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주 타깃으로 쓰인 듯 하지만, 삶의 다양한 분야에의 비전 확립에도 아주 구체적인 지침을 주기에 나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특히 비전 확립의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선은 시작부터 해보자.


"좋은 소식은 한 번에 모든 것을 볼 필요는 없다는 이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고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비전은 한 번에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하는 현상이 아니다. 비전은 과정이다. 당신의 비전 스크립트가 굳지 않은 시멘트라는 것을 기억하라. 당신이 비전을 수립하기 의한 첫걸음을 뗄 때, 그 첫걸음은 비전을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이다." <모두를 움직이는 힘>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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