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의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p11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미래 속으로 도망친다.
그들은 시간의 축 위에 하나의 선이 있고
그 너머에는 현재의 고통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한다.」 p190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P340
「~도무지 비교할 방법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우리 인생이란 초벌그림은 완성작 없는 밑그림, 무용한 초벌그림이다.
토마스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p15
「~<자아>의 유일성은 다름 아닌 인간 존재가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에 숨겨져 있다.
~토마스는 이 백만분의 일을 반견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에 사로잡혔으며, 그의 눈에는 이것이 바로 그의 여자 집착증이 지닌 의미였다. 그는 여자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지닌 상상 못 하는 부분, 달리 말해서 한 여자를 다른 여자와 구분 짓는 이 백만분의 일의 상이성에 사로잡힌 것이다.」 p228.229
「~그녀는 육체를 통해 자기를 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자주 거울을 보았다.
~그녀는 얼굴 구석구석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영혼을 본다고 믿었다.」 p51
「~어미니의 세계에서는 모든 육체는 같은 것이며 줄줄이 발을 맞춰 행진하는 형상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테레사에게 있어서 나체는 집단 수용소의 강요된 획일성을 상징했다.
모욕을 상징했던 것이다.」
「~그녀는 모든 육체가 평등했던 어머니의 세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와 함께 살러 온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 역시 그녀와 다른 여자들 사이에 평등의 선을 그었다.
~그는 다른 벌거벗은 여자들과 함께 행진하라고
그녀를 내몰았던 것이다.」 p69
「~사비나에게 진리 속에서 산다거나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군중 없이 산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우리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게 되며,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주에 둔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p133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우리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항상 철저하게 미지의 것이다.
사비나 역시 배신의 욕망 뒤에 숨어있는 목표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것이 목표일까? 」 p144.145
「~그 순간, 그는 불현듯 자신이 불행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그의 삶에 각인해 놓았던 황금빛 흔적, 마술의 흔적이었다.
~그의 자유와 새로운 삶이 부여한 이 예기치 못한 행복, 이 편안함~그것은 그녀가 그에게 남겨준 선물이었다.」 p142
「~소설의 인물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처럼 어머니의 육체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생각하기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거나, 본질적인 것은 언급되지 않았던, 근본적 인간 가능성의 씨앗을 품고 있는 메타포에서 태어난다.
소설의 인물들은 실현되지 않은 내 자신의 가능성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가 우회해 갔던 경계선을 뛰어넘었다.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함정으로 변한 이 세계 속에서 인간적 삶을 찾아 탐사하는 것이다. 」 P254.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