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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조각사 Nov 24. 2023

핀트가 틀렸다. 계획이 아니고 준비였다.

게으름과 도파민을 이기고, 시간을 얻어가는 방향

꿈이 있어도 암울하고, 없어도 암울하다.

젊을 땐 시간이 넘쳐 흐르고 남아돈다.

저절로 게을러진다.


하필 그때 현시대는 쉽게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너무 많다.

짧은 동영상, 유튜브, 포르노 등등

게으르면서도 뇌에서는 만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아니 우리까지 갈 것도 없고 나는 안다.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꿈도 많고,

하고 있는 것들도 많다.


시간이 아쉽다.

그래서 질 수가 없었다.


성향적으로도 계획을 짜는 편이 아니라서,

더 게을러지기가 쉬웠다.


그래서 정말 한 번 해보자 싶었다.

꿈만꾸는 몽상가로 끝을 맺는 건 싫다.


그래 계획을 짜면서 촘촘히 살아보자 싶었다.

정말 매일 밤마다 다음날의 계획을 짜고

침대 옆에 알림판을 사서 붙여두고,

나름 열심히 지켜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주정도가 지났다.

나는 그만두게 되었다.


완벽한 계획은 있을 수 없고,
언제나 변수가 등장하기 마련이었다.

분명 계획상에는 내가 30분을 일찍 가는 것이었고,

출발 준비 전까지 모든 계획은 전날 그려둔 대로 잘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변수를 만났고,

그 멘붕에 꼭 챙기려던 준비물도 깜빡했다.

약속장소 근처에서 다시 구입하면 되는 거라 큰 문제도 없었고,

구매까지 고려해 시간을 보니

겨우 10분 남짓 늦는 거였다.


이렇게 계획을 짜지 않았다면

그냥 헐,.. 빨리 가야겠네!! ㅎㅎ 하면서

조금 서두르고 별 마음의 동요가 없었을

정말 별거 아닌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올해 중에 가장 스트레스받은 날과 순간이 그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이상했다. 정말 별일이 아닌데,

내 마음이 너무 안 좋고,

그전까지 잘했는데 그것도 너무 아쉽고 분했다.

이것들은 나중에 생각난 거고 솔직하게 당시에는

그냥 너무 스트레스받고 짜증 난다고 느꼈다.


입에서 욕도 튀어나왔다.

통제도 못하고, 그냥 안 하고 싶은데도 흘러나왔다.

마치 청소년기나 어린이 시기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너무 부끄럽고 쪽팔린데, 그게 또 더 스트레스를 줬다.

정말 겨우 10분인데,, 이런 기분을 겪다니


그 경험 이후, 나는 계획 짜기를 포기하고,

다시 P의 성향으로 돌아왔다.

게으름 피우고, 상상만 하고 다시 이런 쪽으로 넘어왔다.

그러니까 마음은 편한데 하고 싶은 것들은 정작 못하게 되었다.

똑같이 처음의 계기로 돌아와 버렸다.


그렇게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엔 핀트를 수정했다.

계획에서 준비로 수정했다.


미루지 않고, 먼저 준비하고,

뭘 시작하기에 앞서서 항상 짧게라도

준비시간을 가지는 쪽으로

습관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모든 게 긍정적이고,

효과도 어마무시하게 나타나고 있다.


준비와 속성이 비슷한지,

연습, 인내 등 이런 쪽으로도

좀 더 잘 되어가는 느낌도 들었다.


조금 더 오래 해봐야 알겠지만

사실 첫인상을 보면 아는 것처럼

느낌이 와버렸다.


준비라는 것에 집중하면

나는 더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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