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환 최고의 수혜자
최근 AI 코딩 씬을 보며 확신하게 된, 조금은 거시적인 트렌드이자 내 생각에 대한 이야기다.
수많은 개발자와 창업자들이 AI를 받아들이며 각자의 숙련도를 높여가고 있는 지금, 이 AI 대전환기에서 가장 압도적인 수혜를 보는 특정 계층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보았다. 그리고 그 의견은, 정확히 나를 향해 있었다.
최고의 수혜자는 '손이 느린 설계자'다. | AI 코딩의 최대 수혜자는 코드를 빨리 치던 사람들이 아니다. 바로 '소프트웨어의 아키텍처와 구조를 이해하지만, 실제로 코드를 짜는 속도는 오래 걸렸던 사람들'이다.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에콜42 기반의 '42서울' 교육과정에서 밑바닥부터 저수준(Low-level)의 공부를 했다. 운영체제를 뜯어보고, 함수를 직접 만들어보며 아키텍처 구조를 천천히, 그리고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에는 진도가 느려 답답했을지 몰라도, 그 삽질의 시간이 지금 나를 압도적인 수혜 계층으로 만들어주었다.
도메인 지식의 해방과 뾰족한 오케스트레이션 | 나는 애초에 관심 있는 도메인이 너무 많았다. 과거에는 이 다양한 도메인을 혼자 다루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얕게라도 겪어봤던 다양한 도메인의 원리들을 바탕으로, 클로드 코드를 지휘하며 하나의 프로젝트 단위로 엮어버린다. 이제 특정 도메인의 코딩 문법을 더 깊이 배울 필요가 없다. 나는 그저 내 머릿속의 상상과 그림을 AI에게 던져주고, 중간중간 궤도가 이탈하지 않게 방향만 잡아주면 된다. 구조적 원리만 꿰뚫고 있으면, AI가 내가 원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쉴 새 없이 뿜어낸다. 내 생산성이 그야말로 한계 없이 늘어나고 폭발하는 것이다.
맹목적 믿음을 버리고, 나만의 루틴을 짠다 물론 이 미친 생산성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AI가 쏟아내는 결과물을 통제하기 위한 집중력, 여러 에이전트를 다루는 동시 작업, 그리고 고도의 딥워크(Deep work)가 얽힌 완전히 새로운 작업 루틴이 필요하다. 이건 교재에 안 나온다. 스스로 끊임없이 실험하고 적용하며 연습해야만 내 것이 된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방법론을 맹목적으로 믿지 않는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어? 그래? 나도 한 번 해볼게" 하고 시도해본다. 그러다 별로면 "난 이렇게 해볼래" 하고 내 방식대로 뒤틀어버린다.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내일 당장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유연하고 빠른 태도. 그것이 이 카오스 속에서 살아남는 진짜 방법이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이 AI 생산성 혁명의 최고 수혜 계층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철저히 내 기준의 느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거대한 파도를 온몸으로 타며 운이 좋다고 느끼는 이 짜릿함만큼은 진짜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직접 부딪히고 깨지며 느낀 이 카오스 시대의 생존기들을 계속해서 이 [나바코] 시리즈에 기록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