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은 감정이 없습니까?
오직 하나의 희망을 마구 흔들고 있었다
이를 다 빼면 나중에 틀니 걸 데가 없다며 하나를 남겨두자고 했다
다시 찾아간 의사 양반, 그 사이 별이 되었대
밤새 흔들리는 이가 아파서 엉엉 울었지
틀니를 걸자던 오직 한 기둥을 뽑을 길이 없다고 다른 의사가 말합니다
골다공증 약을 먹는 동안 잇몸이 죽어갔대 그래서 죽은 이를 함부로 보내지도 못합니다
개나리 해바라기 코스모스 동백 다 지고 다시 동백꽃, 붉다
뽑히자 부서진 뼈들은 흩어져 잇몸 사이사이를 떠돕니다 하나씩 세상 밖으로 해체되어야, 새 틀니를 할 수 있다지
음식을 씹는 꿈을 매일 밤 꾸었다 급기야 새 틀니는 씹는 일을 걸음마처럼 배웁니다
잇몸과 마음이 맞지 않아 앙금만 시퍼렇게 남습니다
씹는 일은 한글교실 수업보다 어려운 일이군요
오늘도 게이트볼을 치러 갔네
오월의 장미 같은 소녀들의 인사를 무심코 씹었어
장미향이 나지 않아 나도 모르게 그냥 씹어 버렸지
가시가 바싹 돋아 오른 장미 한 송이가
나를 푹 찔렀지
죽었을까 눈을 감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한여름 파리처럼 손을 비비며 빌고 있네
사월 초파일에 부처님께 두 손 모아 씹고 싶다고 빌었지
소원을 이룬 날 다시 또 나는 빕니다
겨울이 된 것 같아 손을 비비며 친구들에게 돌아갔다.
모두가 잘했다고 합니다.
칭찬은 기쁜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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