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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잉래빗 Jan 04. 2024

새해에는 꼭 다이어리를 다 쓸 거야.

D+337, 나의 퇴사일기

다소 우중중한, 흐린 날씨와 함께 청룡의 해가 밝았다. 나이가 들수록 12월 마지막 자락에서의 아쉬움과 1월이 시작되는 설렘에 대한 농도가 점점 줄어들기는 하지만, 새해가 시작되면 1년 간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는 버릇은 변하지 않는다.


손글씨를 쓰는 것을 좋아해서 매년 다이어리를 사곤 하지만 어째 한 권을 꽉 채워서 써 본 기억은 없다. 1월은 늘 빼곡하지만 3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이어리가 텅텅 비어가기 시작한다.


‘다이어리가 들고 다니기 무거워서 그런 걸까? 그럼 아이패드에 넣는 디지털 다이어리를 써볼까?’


원하는 대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할 수 있는 디지털 다이어리를 써 보지만 이 역시도 별로 소용이 없다. 가방 안에 두껍게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고 필통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너무나 편리한 건 맞지만 이것 역시 소용이 없다. 역시나 3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이어리가 텅텅 비어있다.


“2024년에는 꼭 다이어리를 다 써보자!!”


굳은 결심을 했다. 다이어리 다 쓰는 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그저 하루를 열심히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을 하고 실행하며, 돌아보고 피드백하는 삶은 그렇지 않은 삶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아니 다르다. 그리고 나에겐 다이어리가 이를 실행할 방법이다. 2024년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튜브에서 다이어리를 잘 쓰는 법을 검색해 본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기록하며 살고 있었다.


그중 눈에 들어온 영상이 있었다. 시간 관리에 관한 책들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는데, 그중 룩말 작가님이 쓴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라는 책의 내용이 제일 눈에 띄었다.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총 6개의 블록으로 나누고, 블록마다 각각 중심 키워드를 지정하여 블록 안에서 할 일 및 시간을 계획하는 시간 관리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언뜻 생각하면 일반적인 시간 관리법, 즉 몇 시에 뭘 하는지를 적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할 수 있겠지만, 키워드를 중심으로 할 일을 계획하니 그 시간에 집중해야 할 것에 온전히 집중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방법과 큰 차이가 있었다.


‘그래 나도 이 방법을 한 번 써 보자!’


스토어 업무에 꼭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 두 블록을 배치하고 나머지는 모닝 루틴과 운동, 영어 공부 등을 배치하였다. 중간중간 휴식을 배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계획한 것을 실천하지 못했을 때 왜 하지 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 일지 꼼꼼하게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있다. 아직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대별로 써야 했던 길고 장황했던 플래너보다 훨씬 간편하지만 더 생산적인 나로 바꿔주는 시간 관리법인 것 같아 계속 적용해보려 한다.


1년 뒤 빼곡하게 적힌 다이어리를 볼 날이,
그리고 좀 더 나아진 나를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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