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이는 지금 지필평가중
큰 딸 똘망이의 중간 지필평가 기간이다.
이우고를 가기 위해 3학년 2학기 지필평가까지 들어간다고 하니 목표가 확실해졌다.
그동안 내가 왜 과학을 공부해야 하며 역사는 재미없다. 공부할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말로 투덜거리며 공부를 잘하지 않았던 똘망이.
그래도 중상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수업시간에 딴짓은 안 하나보다.
오늘은 과학시험. 어젯밤을 꼬박 새우며 족보 닷컴의 문제를 풀었다.
새벽 7시에 우울한 표정으로 나온다.
"엄마 정말 머리에 안 들어와 , 세포분열은 재밌는데 유전자 이건 내가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어, "
"아는 것 실수만 하지 말고. 모르는 건 할 수 없어. 편하게 시험 봐."
"엄마 보조 배터리 좀 빌려줘, 나 학교 가면서 과학 영상 봐야겠어."
학교 가는데 전화가 왔다.
"엄마, 보조 배터리가 안되는데?"
"어떡하지? 충전이 안 돼있었나? 편하게 해~기도하고 "
"네~"
똘망이가 된다 안된다 나에게 전화할 인물이 아니다.
평소 쓰는 말도 아닌 "네~"라니~~~~~ 편하게 하라는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그만큼 시험 못 볼까 봐 마음이 불안해서 나에게 전화를 한 것 같다.
똘망이가 시험 끝나고 집에 왔다. 눈치를 살피며 나는 다른 일을 하는 척했다.
"엄마, 나 과학 몇 점인지 알아?"
이미 얼굴에 미소가 빛처럼 번지고 있다.
"잘 봤어?"
"한 개 틀렸어, 이게 말이 돼? 내 앞에 과학 잘하는 애가 있는데 걔랑 쉬는 시간에 문제 내주기 했는데 거기서 3문제가 나왔어. 나 1개 틀렸어. 96점이야~~ "
"숭은 잠재력이 폭발을 했네~~~ 대단한데~~~~"
"이건 내가 한 게 아니라고~~~ 공부가 하면 되네~~~ 앞으로 벼락치기 말고 미리 준비하면 더 잘 보겠는걸?
내가 3학년 1학기 때 점수가 얼마였지? "
성적표를 모아둔 빨간 파일을 뒤진다.
"84점"
"나 계속 점수가 오르고 있어. 그동안 왜 공부를 안했지"
"중학교 졸업하면서 모든 과목이 최고점을 찍는구나~~~ 축하해~~ 목표가 확실하니 너는 하면 되는 아이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자신과의 성장을 먼저 비교하는 똘망이를 보며
자기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 같다. 자기도 하면 된다는 성취감을 맛본 것 같다.
이보다 더 큰 배움이 있을까.
내가 또 너를 보며 배운다.
자식을 보며 나도 성장한다는 말이 딱 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