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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영어 교사 Jan 08. 2021

오리야 날아올라라

숨 막히는 한 밤의 당근 거래

둘러쓴 모자챙 위로 두루두루 눈을 굴려

두리번보단 더 띄지 않게 한두 번


5분 후 도착한다던 메시지는 여전히 5분 전


이게 헛 걸음이면 가만 안 둔다 정말


손에 낀 종이가방 안 달그닥 달그닥 오리 소리

넌 분명 내 집에선 핫핑크였단 말이다


가고 싶다 날고 싶다 낳을 랜다

그렇게 닦달해대더니

왜 이제 와서 흐리머엉하게 버얼갛게 질척거리니


새 집에 가 잘살으렴

고르고 고른 새 집이야


“어?”

“아, 네.”

“여기요.”

“넵 여기요.감사합니다.”


후다닥,

행복해라, 안녕

돌아보진 않을게 괜히 지질하게

엄만 갈게 즐거웠다 안녕


아 눈이 녹아 질척인다

이게 다 질퍽거리기전에 실컷

있는 힘을 다해 토해내라 양껏.


너를 두고 가는 길에 뜨끈한 차 한잔 마셔야겠다


그 사람 좋아 보이던데

나중에 한번 들를게

날이 또 풀려버리기전에


당근마켓에서 오리 틀을 샀습니다. 아내 손에 이끌려 수십마리 오리를 생산(?)했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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