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다시 일어나
심리 상담을 받고 싶었지만 갖고 있는 돈은 투자로 날려서 부족했다. 가격이 좀 더 저렴한 정신과는 갈 수 있었다. 현재 상황에서 약을 먹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최선이었다. 내 상처가 가볍다고 생각하기도 해 거금을 들여 심리상담을 받을 필요성은 못 느꼈다. 운이 좋게도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심리 상담하는 동안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공황이 생긴 원인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20살이 되어야 내 방이 생긴 나는 어릴 적부터 나만의 공간이 없었다. 마음의 공간 역시 작았고 부모님의 잔소리와 동기형의 간섭에 취약했다. 한마디로 남의 오지랖을 받을 수 있는 그릇이 작았다. 취준 과정으로 지쳐 있었고 동기형의 간섭에 견디지 못했다. 이외에도 상담을 통해 나의 강점과 특징들을 알아가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상담을 받으면서 일기를 쓰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복잡한 내 마음을 알기 위함이다. 일기를 쓰면서 풀기 어렵던 나의 감정들을 조금씩 알아갔다. 이제야 나를 챙기고 나의 감정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네이버 블로그에 에세이를 처음 올렸었다. 블로그에서 내 또래들과 교류를 많이 했다. 이웃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었다. 될 수 있으면 나 또한 에세이를 통해 이웃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에세이를 통해 성취감도 느끼고 싶었다.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겠다는 욕심도 컸다.
여기까지가 30살 이전의 나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