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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현 Mar 11. 2024

본가에서

13장. 하루일과

13장. 하루일과



자취 월세방을 계약하고 이사하기 전까지 부모님 본가에서 거주했다. 본가에 있는 동안 정신과와 심리상담소를 다녔고 정신과 약을 먹어서인지 무기력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때의 나는 오전 11시쯤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다. 


일어나서 거실에 나와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을 켰다. 주식을 본 다음 롤 커뮤니티를 보면서 잠을 깬다. 햇살을 받고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찾아 냉장고를 뒤졌다. 송편과 요구르트 윌을 먹고 마시면서 나의 첫 끼를 해결한다. 


하고 싶은 건 게임이었다. 모바일 게임 탕탕특공대를 멍때리면서 2시간쯤 하고 난 뒤에야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때도 유튜브를 많이 봤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한 리스트를 주로 봤다. 주로 동기부여 영상을 봤었는데 이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느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어서인지 2시 정도에 배가 고팠다. 2시가 되어야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예약한 정신과나 심리 상담을 받고 집에 오면 3~4시쯤 됐다. 부모님이 직장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5시인데 그전까지 낮잠을 자면서 부족한 잠을 보충했다. 


부모님이 돌아온 집은 시끌벅적했다. 


이때 내가 느꼈던 집 안 분위기는 직장인들이 분주하게 일을 시작하는 것과 같았다. 이런 환경에 휩쓸려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더 큰 압박감을 받았고 이에 경제신문이나 책을 읽었다. 저녁에 부모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편했고 심장이 뛰었다. 그 긴장감은 잠들기 전까지 이어졌고 11시에 침대에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잠에 들었지만, 불안과 긴장 상태로 깊은 잠을 못 잤다. 이를 꽉 깨문다거나 꿈에서 내가 죽는 악몽을 꾸며 불편한 잠을 잤다. 그리고 다시 오전 11시에 일어나서 이런 생활을 반복했다. 


이런 생활을 보내다가 큰누나의 도움으로 제주도 여행을 혼자 가게 됐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고 여행지에서 휴식하니 에너지가 많이 충전됐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은 힘도 생겼고 일러스트를 배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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