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by 이은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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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고양이에 대한 기획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나는 고양이와 친하게 지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차에

어느 재개발 구역의 구멍가게에 고양이를 기르는 할머니가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정보가 없어서 친구와 함께 무작정 찾아가 보았다.


그곳에 가는 동안 내가 본 낯선 풍경과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넓고 깨끗한 거리를 지나, 좁은 언덕길을 오르던 여름날.

슈퍼로 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이었는데, 골목을 따라 빈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땀 흘리며 올라가니 그 언덕 중간에 오래된 슈퍼가 있었다.

들어가 인사를 하고, 고양이와 슈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나나라는 이름의 까맣고 날씬한 고양이는 내가 사간 캔에는 관심이 없었다.

낡았지만 폭신한 의자에 누워있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대화를 마치고 식물들이 무성히 자란 터 사이로 걸어가 동네를 내려다보았다.

낡은 지붕들이 겹겹이 쌓여 늘어선 동네.

서울 한복판에서 만났다기엔 너무나 낯선 가게의 모습.

그리고 빈집 뿐인 것 같던 곳에서 만난 동네 사람들.


헤아려보면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 골목은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할머니와 나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매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지만

문득 깨닫고 보니

그것들은 그저 쌓여있는 데이터였습니다.

찍어놓았던 사진들을

하나씩 다시 보며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들을

그림으로 새롭게 남겨보려고 합니다.


-나의 새로운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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