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구경하자

러시아 친구의 무료 가이드 투어

by 조재현

2019/01/01
새벽 일찍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왔다. 지하철을 타니 호스텔도 금방 도착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배낭을 메고 돌아다닐 땐 땀이 온몸을 적신다. 그래서 지역 이동을 하는 것이 제일 싫다. 호스텔에 오자마자 샤워를 했다.

12시가 되어 이도시에 사는 '아냐'를 만나기로 했다. 그녀는 재작년 여름 중국 여행을 했을 때 '셴양'의 호스텔에서 만났던 러시아 친구다. 내가 그 호스텔을 떠나는 날 그녀가 체크인을 했는데 기차 시간이 저녁이라 라운지에서 몇 시간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 친해져서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고 지낸 친구다. 카톡을 하는 그녀는 이곳에 오면 자신이 공짜 가이드를 시켜준다고 말하곤 했다. 오늘이 그날이다.

'아냐'를 만나러 가는 길에 찍은 건물


호스텔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장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녀의 사진은 인스타에서 가끔 봤지만 1년 반 만에 만나니 어떨지 궁금하였다. 12시 반쯤에 그녀가 왔다. 바뀐 거 없다. 그리고 반가웠다.

"어떤 곳을 가고 싶어?"

IMG_9478.jpg 밥 먹고 나가는 길에 찍은 거리. '피의 구원 성당'도 보인다.

점심을 다 먹고 거리에서 그녀가 내게 물었다. 나는 역사가 좀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걸으면서 꽤나 역사가 있는 곳들을 설명해준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역사적인 곳뿐만 아니라 모든 거리의 건물들 전부다 역사가 스며있는 듯했다. 그녀에게 물어보니 이곳의 건물들은 전부 몇백 년 전 건물이라고 한다. 그저 실내 인테리어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한다. 또 그녀는 이도시가 다른 어느 러시아의 도시보다 옛날 러시아 제국의 느낌이 강렬하다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조차 남아있던 소련의 잔여물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IMG_9415.jpg 다리를 건너 뒤를 돌아 봤을 땐 너무나 멋진 광경에 눈에 들어왔다.

강이 많은 이 도시에서 역사적인 곳들이 모여있는 지역을 관통하는 다리를 따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다리를 건너서 뒤를 돌아봤다. 강을 따라 나열된 건물들이 심히 아름답다. 거기에 노을이 지는 해가 건물 뒤로 뉘어지니 말 다했다.(하지만 이땐 2시 반이었다. 위도가 높아 일찍 해가 진다.) '아냐'가 가는 곳마다 영어로 자세히 설명해준다. 영어를 너무 잘하길래 물어보니 자신의 전공이 영문학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잘하는 거지. 우리는 3시간 정도를 걷다가 피곤함을 느끼고 카페를 찾았다. 오늘이 7일의 러시아 연휴에서 첫날이라 거리와 식당들에서 사람이 미여 터졌다. 두 번 정도를 튕기고 들어갔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카페인이 들어가니 피곤함이 조금 풀린다.

IMG_9432.jpg 태양이 크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장 큰 광장인 '궁전광장'의 모습

커피를 마시고 잠깐 헤어졌다. 그녀는 k-팝 댄스 커버팀을 취미로 하는데 연습을 하러 간단다. 저녁을 각자 먹고 구경하고 싶으면 오라고 한다. 간다고 약속했으나 숙소에 늦게 들어와 가기가 애매했다. 11시가 되면 연습이 끝난다는데 그때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녀를 다시 만났을 때 댄스팀 동료 4명을 소개해줬다. 다들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면서 소통했다. 사실 나는 바디랭귀지를 쓰면 상대방이 나의 몸짓의 의미를 알아차리면서 느끼는 쾌감이 너무 좋다.

IMG_9488.jpg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1월7일이다. 그래서 아직도 도시에는 크리스마스의 느낌이 난다.
IMG_9481.jpg 법원같은 건물인 줄 알았는데 성당이었다.


동료들과 헤어지고 '아냐'와 나는 번화가에 있는 맥주집으로 갔다. 맥주를 마시면서 그녀는 내일 있는 파티는 자신의 생일파티라고 한다. 이틀 후에 공연이 있다고 말했었는데 내일 파티를 하는 게 의아했다. 알고 보니 그런 의미가 있었다. 한시까지 마시다가 나는 숙소로 그녀는 집으로 돌아갔다. 내일 무슨 선물을 살까 고민 좀 해야겠다.

IMG_9494.jpg 상트페테르부르크 번화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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