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캐릭터
인사이드아웃 2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불안'이라는 캐릭터가 불안에 빠져 눈물 흘리는 장면이었다.
내 모습이 겹쳐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내가 불안에 빠져있을 때 제삼자가 나를 보면 저런 표정이었겠구나 싶다.
아마 나처럼 불안이라는 캐릭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가 나온다.
소녀는 아이스하키팀으로 유명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다.
실력도 좋고 열심히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여기서 '불안'이라는 캐릭터는 불안하기 때문에 소녀를 계속 다그친다.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면 안 되기에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외톨이가 될 수 없기에 현재의 중학교 친구들을 멀리한다.
다른 면에서 보면 불안이 크다는 것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미래를 겪지 않기 위해서 현재를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소녀는 결국 지나친 불안으로 인해 과호흡 증상이 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에서 오는 여러가지 감정들, 기쁨, 슬픔, 불안, 소심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안정을 되찾게 된다.
영화에서는 소녀가 자신의 내면의 감정들을 잘 다독이고
단시간에 한 단계 성장하지만,
나는 이 과정이 꽤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불안하면 영화 속의 캐릭터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어찌할 바 모르는 사람이 될때가 있다.
다행인 건 취업을 하고 나 스스로 돈을 벌게 되면서,
이것저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내 중심을 잡아가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 지 알게 되면서 불안도는 점점 낮아지는 것 같다.
브런치 첫 글이라 밝고 상큼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불안을 소재로 쓰게 되었다.
그랬던 내가 요새는
'넌 정말 밝고 긍정적이야, 너와 함께 있으면 나도 밝은 에너지를 받게 돼'
라는 말을 듣곤 한다.
혼자 있을 때도 즐겁고 둘이 있을 때도, 여럿이 있을 때도 잘 지낸다.
참 많은 변화다.
브런치 작가가 된 것도 기쁘고, 첫 글을 올리는 것도 참 뿌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