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브런치 공간의 독자분들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고백하자면 뒤늦게 배우는 전자출판 클래스를 따라가느라 허우적허우적거리며 전혀 글을 못쓰고 있습니다. 갑자기 웬 전자출판? 의아스러운 분도 계실 겁니다. 그래도 이렇게 뭔가 새로운 걸 배우느라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제가 전자출판을 배우고 있는 서울시 인력개발원 산하 중부여성발전센터는 이 전문가 과정을 지난 2016년 개설해 올해 6년째 꾸준히 수료생들을 배출하고 있는 취업과 창업, 연계 전문기술 교육센터입니다.
이 강좌를 신청할 무렵 저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뚜렷한 계획 없이 '마음이 출렁이는 대로 맡겨보자' 좀 나이브한 생각으로 매일매일 살고 있었습니다. 한데 선배 한 분이 이 과정을 수료하고 본인의 소설을 출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거 꽤 유용한 기술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출판은 제게 익숙한 분야였고 전자출판이라는 것이 앞으로 미래 세대에게는 대세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별 주저 없이 덜컥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 이름의 책 한 권 갖고 싶다는 오랜 소망을 이렇게라도 이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 마포 용강동까지 이끌었습니다.
지난 4월 5일부터 6월 18일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쉴 새 없이 거의 석 달 동안 눈에 낯설기만 한 html 언어를 익히고 대학 수업 뺨칠 정도로 하드 트레이닝을 받는 등 고군분투 중입니다. 동기생 22명은 20대부터 60대까지 학생, 퇴직 교사, 큐레이터, 여행작가, 동화작가, 번역가, 전직 IT기업 근무자, 철학박사, 예비 시인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연령과 직종, 성별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능력 있고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직접 책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모여 전자출판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는 모습은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인간의 꿈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합니다. 유독 기록에 관심을 갖고 이를 남기기 위해 열정을 쏟는 인간들에 의해 지식과 정보가 공유되고 거기에 다시 감성과 문화가 축적돼 문명이, 역사라는 나이테로 남게 되겠죠?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기록은 계속 무한반복 중이고 기록에서 시작된 인간의 꿈 역시 끝을 알 수 없이 무한대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무언가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속 깊은 인간의 본질적 소망을 품고 모인 전자출판 전문가 과정 수강생들의 열정으로 제 석 달 동안 일상이 무척이나 뜨겁고, 뜨거운 만큼 머릿속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쉴 틈 없이 조여드는 스트레스로 꽉 차올라왔습니다.
전자출판 전문가 과정의 끝은 짜~ 짠~ 출판사 창업입니다. 이게 웬일인가요? 절대 Never, Never 사업은 이제 안 하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모색 중인데... 이 난국에 갑자기 출판사 설립이라니... 출판사 설립과 전자출판 그 이후 이야기가 속편에서 이어집니다.
아래는 서울 인력개발원 중부여성발전센터의 전자출판 전문가 과정 소개 페이지입니다.
브런치 구독자 분들 역시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에 대한 로망을 갖고 계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정보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