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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Nov 20. 2018

돈이 필요없다는 거짓말

우리가 흔하게 하는

우리에게 돈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하필 일개 종이쪼가리 또는 통장이나 스마트폰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숫자 따위인 돈이 이토록 소중한것일까? 돈이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건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데 다른 사람이 원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모든 사람이 돈을 원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돈을 매개로 해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예술업계 또는 프리랜서,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 중에서는 자기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들이 많다. 사실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자기 프라이드는 제작자가 가져야할 필수적인 덕목 중 한가지다. 자신이 만든 작품에 애착과 사랑이 없는데 누가 그 작품을 사랑해주겠는가? 하지만 예술가는 프리랜서든 사업가든 크리에이터든 만든 작품은 어떤식으로든 돈과 연결되어야하고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녀야한다. 다이아몬드는 희귀해서 비싼게 아니라 원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비싼 것이다.


어떤 작품을 상품으로 서비스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곧 시장에서 통한다는 뜻이다. 즉, 그 작품을 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할 가치가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 작품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고 유익한 것이다.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돈 없이는 살 수 없고 돈을 벌어야한다. 이유야 어쨌건 이건 현실이고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는 중이다. 


낭만과 타성에 젖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사람들이 하는 흔한 거짓말은 바로 돈이 필요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자신은 누구보다 돈을 원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돈이 필요없는 사람은 애초에 없으니까. 


사회문화적으로, 그리고 분위기적으로 계산기 두드려가면서 돈, 돈 거리는건 마치 속물처럼 보인다. 돈에 미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직장인보다는 프리랜서나 크리에이터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심지어 사업하는 사람들도 가끔씩은 "돈은 별로 필요없고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라고 이야기하곤한다. 이건 100% 거짓말이다. 돈이 필요없다는 거짓말이 매우 흔해진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다.


당신이 쓴 글과 책이 아무리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건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건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걸 원하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고 당신의 글과 책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짜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돈을 주고서는 절대 구매할 일이 없는, 이런 3류 작품이 과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예전에 썼던 글 중에 '콘텐츠는 팔아야한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것이든 뭔가를 팔아서 돈을 벌어야한다. 그건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작품이 될 수도 있으며,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강연이 될 수도 있으며 컨설팅이나 과외처럼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광고업계는 다양한 광고방식을 통해 상품을 노출하고 판매까지 연결해주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유료 강의와 컨설팅은 오래도록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 그 시간동안 겪어야할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때문에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 책은 어떤가? 글쓴이의 전문지식을 2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풍성하게 맛볼 수 있기에 우리는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고 마찬가지로 돈을 주고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당신이 그 누구의 문제도 해결해줄 수 없다면 돈을 벌 수 없다. 아무런 문제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사람에게 누가 돈을 지불할텐가? 당신이 돈을 버는 입장이 아니고 반대로 돈을 지불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보면, 답은 금방 나온다. 가령, 지금 자신이 심장 수술을 해야한다고 해보자. 돈은 좀 들더라도 유능하고 똑똑하고 경험많고 능숙한 의사에게 수술을 맡길텐가? 아니면 무료이거나 굉장히 저렴하지만 미숙하고 경험은 부족하고 나이는 어리고 전문성이 부족한 인턴에게 수술을 맡길텐가? 


돈이 필요없다는 거짓말이 흔한 이유는 결국에는 그 상품이나 서비스가 돈을 받을만한 가치가 없다는걸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된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적절한 가격을 받을수록 더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게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유용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일이라는걸 했을 때에는 반드시 돈을 받던지 아니면 그게 상응하는 서비스나 가치를 받아야한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유명세나 명예를 취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을려면 돈을 주지 않는 사람들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실력부터 키워야한다. 자신의 작품이나 서비스가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게 된다면, 누군가는 돈을 지불한다. 


"나는 돈 필요없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의 실력은 보지 않아도 예측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당연히 허접한 실력에는 돈을 주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돈이 필요없는게 아니라 돈을 받을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이 필요없다고 자기 위로하기 전에 먼저 돈을 받을만한 실력부터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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