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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기서린 Mar 09. 2024

자존감, 위대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할 줄 아는 힘

내가 자존감을 잃어버렸던 이유


약 4년 전, 인천시에서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 호텔을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연 적이 있다. 파라다이스나 경원재 같은 5성급 호텔은 1박에 29,900원, 가장 저렴한 호텔의 숙박료는 9,900원이었다. 이벤트 용으로 사용 가능한 객실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경쟁률이 엄청날 거라 예상했다. 실제로도 그러했고.


나는 누구나 다 가고 싶어 하는 5성급의 휴양 호텔보다는,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할 것 같은 4성급의 비즈니스호텔을 타깃으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티켓팅에 실패했는데, 문득 '어차피 실패할 거였으면 진짜 가고 싶은 곳이나 클릭해 볼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인생을 계속 이런 식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무언가 가장 좋은 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서. 그것은 양보해야만 하는 미덕으로 남겨두고 차선을 찾았던 거다. 하지만 그건 '양보'라는 이름을 가장한 '두려움'이었다. 조금 덜 원하는 건 실패해도 타격이 크지 않지만, 진짜 원하는 걸 가지지 못하면 너무 아프니까 시도조차 하지 못 하는 두려움 말이다.


그런데 이 두려움의 정체는 나를 사랑하는 힘이 부족한 데에서 나온 것이었다. 자존감이란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인데.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나는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야 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실패한다는 건 시도했다는 반증이다. 시도했다는 건 실패 확률과 동시에 성공 확률도 가지고 있는 것이고. 결국 시도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50%의 성공은 담고 있는 거다.




어디서 봤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누군가가 '위대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나의 기준에서는 위대한 것은 내게 가장 좋은 것, 아쉬운 것은 나쁘지는 않지만 가장 좋은 것도 아닌(약간의 아쉬움은 남는) 차선책을 말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 두 가지를 정확히 구분하고 진정 위대한 것을 내게 주려고 할 때, 그때에 잃어버린 나의 자존감 조각을 찾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오늘부터 용기를 내 보자. 두려운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두렵지 않아 지는 것은 아니니까. 두려움을 기꺼이 껴안고 용기를 내어 내게 좋은 것을 주려고 시도해 보자.


나는 나를 사랑하니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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