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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Oct 18. 2024

진짜 내가 퇴사할 수 있을까?

퇴사와 이직의 갈림길 위에서 선택한 기준

풀타임 재택, 유급 휴가 15일, 유급 병가 10일,
프리미엄 보험 혜택, 연봉 8천

대체 왜 퇴사하려고 하는 거야?


주변 사람들은 조금만 더 고민해 보라는

이야기를 종종 하기도 했다.


너무 좋은 조건에 일도 잘하고 있고,

합병된 지 얼마 안 된 회사인데

여러 가지 정황을 보니 구조조정이 돼도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지금 내가 돌아봐도 남아있었다면

또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궁금하긴 하다.

젊은 사람이 많이 없는 이 업계에서 살아남으려고

공부해서 땄던 자격증 시험만 4개인데

그것도 지금은 크게 쓸모가 없으니까.


하지만 단순히 구조적인 변화에서 오는

스트레스와는 별개로 나는 오랜 기간

내가 몸 담은 업계에 대한 답답함을 갖고 있었고,

이제는 정말 내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굳게 먹었다.




다만 준비는 해야 했다.


1. 퇴사 vs. 이직


이직은 할 생각이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을 알아볼지

회사를 나와서 알아볼지.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그동안의 수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괜히 퇴사했다가 그 기간이 너무 길어져도

좋지 않은 것이 업계의 정설이었기 때문.

많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때 당시 참여하고 있던 프로젝트와

여러 가지 꼬락서니(?)에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갔던

나는 일단 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2. 그럼 이직 전까지 월세나 생활비는?


퇴사를 마음먹고 가장 먼저

고민해야 했던 것은 월세와 생활비였다.

다만 사실 이 주제의 무게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은

직장 생활 내내 열심히 아껴 모아둔 자금이

꽤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게 이렇게까지 든든할 줄이야.



게다가 코로나 시기에 시작했던

영상 편집으로 부수입을 만들고 있던 상황이라서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크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또한 가계부를 매달 써왔기 때문에

굉장히 빠르게 정리를 할 수 있었다.




3. 적절한 이직 기간은?

제까지고 본업이 없이 버틸 수는 없는 일.

언제까지 이직을 할 것인가 바운더리를

정해놓는 것은 내가 퇴사 후에도 루틴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관성이 무섭다고

일이 없어지면 몸이 늘어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딱 6개월로 잡았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그 기간 안에는 무. 조. 건.

재취업을 해내리라.


첫 3개월은 연봉 기준 더 높아지는 것을 목표로

나머지 3개월은 깎더라도 내가 원하는 포지션을

지원해 보기로 했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심플해졌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날도 정해졌고

나의 일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사장님께 one-on-one meeting

(1대 1 미팅)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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