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에서 시작해 밖으로 이어진 나의 적성
뉴스 기사를 한 동안 쳐다보며 한숨만 쉬기엔
캐나다의 비싼 월세와 생활비가 나를 뒤쫓아 오는 기분이 들었다.
회사에서 열심히 벌어 모아둔 돈이 있긴 했지만
까먹는 돈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의 목표는 하나,
번 돈을 너무 까먹지 않는 선에서 살아남기
그렇다면 무언가 수입이 필요했고
그걸 가져다줄 수 있는 일은 영상편집이었다.
처음부터 영상을 다뤘던 사람은 아니었다.
대학 때 심리학 공부를 했고,
재미로 뷰티 블로그를 하긴 했지만
영상은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었다.
UCC 시대를 겪고도 윈도우 비디오 메이커 하나
써본 적 없었는데, 아주 작은 변화의 시작은
회사에서부터 생겨났다.
IT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사장님은 내게 대뜸 회사 홍보 영상을 만들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당황하며 영상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사장님은 영상 하나를 레퍼런스로 보여주면서
"어렵지 않을 거야 딱 이 정도 느낌이면 돼.
너는 젊잖아! 금방 배울 수 있을 거야"라고 했고,
나는 '금방 배워볼 테니 배울 수 있게 리소스를 제공해 달라'며
요구를 승낙했다.
나름대로 배짱을 부린 것이다.
'그래 배우면서 해보지 뭐'
그때는 닥치는 대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 튜토리얼을 찾아 따라 해보기도 하고,
내 식대로 이리저리 바꿔보면서
스킬적인 부분을 빠르게 익힘과 동시에
내가 생각하는 어떤 회사 영상의 흐름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까지
온몸으로 부딪혀 가며 배웠다.
(그때는 배워서 해내는 것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었기도 하고)
그렇게 처음으로 회사 광고 영상을 만드는
나의 첫 번째 프로젝트를 끝냈다.
그걸 하나 만들고 나니 영상툴을 또 다룰 일이 한동안은 없었고
편집에 재미를 붙여가던 나는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안 쓰면 까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무도 관심 없더라도 좋다는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직장인 브이로그 영상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채널에 쌓인 영상들을 포트폴리오 삼아
내가 보던 유튜브 채널에 편집자 공고가 올라오면
지원을 해봤는데
그게 지금 나의 홀로서기의 초석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