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된 이직 준비 중 벌어진 일
퇴사 날짜는 정해졌고,
이제는 진짜 이직을 준비해야 했다.
리드하던 프로젝트는 잘 마무리가 되었고,
떠나기 전 인수인계를 할 수 있게 회사 내부 자료실에
텍스트와 영상으로 가이드를 만들어놨다.
막 온보딩을 끝낸 분을 위한 트레이닝 세션도 잡아 진행했다.
그리고 이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미리 저장해 놨던 공고들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바꾸고 이력서를 고쳤다.
매 회사마다, 포지션마다 내용을 바꿔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지만 해외 이직, 취직 관련 컨설팅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꽤나 도움이 됐다.
역시 허투루 쓴 시간이란 없어.
다만 내게 허들이라면 경력에 비해 금세 오른 연봉 때문에
갈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일 것이라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한 번 높아진 눈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오만했다.
그게 뭐라고.
다시 올리면 되는 건데.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면서 나는
그 누구보다 돈에 연연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운이 좋게도 열심히 이력서를 넣고 다닌 만큼
인터뷰 연락이 많이 왔다.
한 미국 회사와는 3차 인터뷰까지 진행했고
거의 막바지에 다 왔을 때쯤,
나는 한 뉴스를 보게 된다.
US Fed raises interest rates to tackle inflation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플레이션 누르기 위해 금리 인상)
이 뉴스를 본 순간 한 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아 망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 나라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곧 고용시장이 얼어붙는다는 뜻이며
지금 현재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잘릴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빅테크 기업은
대규모 정리해고(layoff)를 진행했고 2023년에만
총 20만 명이 직장을 잃었다.
이직을 생각하며 퇴사를 했던 나는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