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꿈에 나옵니다. 불쑥.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그런 날이면 홀로 앉아 눈물을 훔칩니다. 꿈에 나온 친구가 그리워서. 그와 함께했던 시절이 그리워서.
종종, 그때의 사진을 꺼내 봅니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친구는 제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저도 그에게 그런 사람이었기를 바라보지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쩔 수 없겠죠. 사람의 마음은 마음처럼 되지 않으니. 친구 덕분에 제가 가졌던 고마운 시간을 깊이 간직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그저 떠올리는 일만 할 뿐이네요.
모든 일은 그 시기가 되어야 비로소 일어난다고 하죠. 만나야 할 때가 된다면 다시 보게 되겠죠. 그런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 봅니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 보냈던 그 시절이 우리의 인연이 닿았던 시기였을지도 모르고요.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는 일은 아무래도 쓸쓸합니다. 그럼에도 달리 용기도 내지 못하고, 방법도 찾지 못하겠어요. 억지를 부리기엔 너무 멀리 왔고, 또 많은 것을 놓쳤습니다. 그저 당신의 안녕을 바랍니다.
늘 그리운 친구의 오늘이 조금은 덜 버겁고, 조금 더 행복하기를. 내일은 더 크게 웃기를 바랍니다(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