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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y Feb 20. 2021

나의 감정과 마주하기

2019년 8월 24일 꿈마을 7회기

2019년 8월 24일 꿈마을 7회기


어느 여름날

<나의 감정과 마주하기>




오랜만에 글을 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마음에 여유가 부족했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 보니 글을 쓰는 게 더 어려웠다.




그리고 2021년이 되었다. 2019년에 아이들을 만난 시간을 글로 기록하고 있는데 7회기 기록이 생각보다 더 늦어졌다.




비록 늦었지만 그래도 멈추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시간을 따로 내서 글을 써보기로 한다.




7회기는 지난 6회기와 이어지는 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감정에 해당하는 색을 스스로 선택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7회기 프로그램을 위해 어른 친구들은 여러 가지 상황이 적힌 카드를 미리 준비해 갔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 카드를 랜덤으로 뽑고 만약 내가 이 상황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렇다면 나의 기분은 어떤 색으로 표현하면 좋을까? 를 고민해보고 실제로 여러 가지 색의 물감을 휴지에 묻히고 젖은 휴지를 캔버스 위에 던지는 활동을 했다.




아이들 각자의 소중한 감정이 담긴, 정말 멋진 캔버스 작품이 탄생했다.




이 날은 물감이 사방으로 튈 수 있고 주변이 어수선해질 수 있어서 어른 친구들이 거대한 비닐을 준비한 뒤 프로그램이 진행될 공간에 붙여놓았다.




최대한 물감이 튀지 않도록 꼼꼼하게 비닐을 깔고 붙이는 작업을 했다. 평소보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지만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해주기를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임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어른친구들 모습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전 아이들에게 당부를 했다. 즐겁게 프로그램에 임하되 꼭 질서를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지정된 공간에서 휴지를 던지기를 바란다고 주의를 줬다.




규칙을 설명할  아이들이 열심듣고 있는지 사실 제대로  수는 없었다. 그런데 막상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아이들은 생각보다 질서 있게 참여를 해주었다.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휴지에 물을 묻히고 캔버스 위에 던졌다.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즐겁게 하면서 질서를  지켜주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또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웠다.




평소 프로그램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던 아이들도 열심히 참여해줘서 어른 친구로서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옆에서 어른 친구들도 함께 하며 아이들을 격려해주고 응원해줬던 기억이 난다.




프로그램 중 상황 카드를 뽑고 아이들과 어른 친구들은 그 상황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을 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사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바쁜 하루를 살다 보면 나 정작 내 마음은 놓치고 지나갈 때가 많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나를 돌아보며 반성을 하고 후회도 하고 가끔은 칭찬도 해보지만 대부분의 밤은 그냥  잠들어버리거나 혹은 상황이 너무 어렵고 무거워서 생각을 멈추고 잠시 그 감정을 미뤄둘 때가 많다. 나는 자주 그랬다.




잠이 안 오는 날 밤에는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혼을 내기 바빴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해주지 못했다. 좋았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은 제대로 누리지 않고 그냥 그렇게 지나쳐버렸다. 어쩌면 일상 속 작은 기쁨과 즐거움을 너무 작게 여기고 지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7회기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나 또한 지난 한주의 삶을, 그 삶 속에서의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힘들었던 순간도 행복했던 순간도 함께 떠올릴 수 있었다.




아이들 역시 일상 속에서 막막한 순간도 있을 테고 힘든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시간 속에 자신을 미소 짓게 하는 그 어떤 작은 행복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행복한 순간을,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면 좋겠다. 그리고  스스로를 충분히 칭찬해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그 날 프로그램이 끝나고 도로시와 피터의 깜짝 결혼 발표를 듣고 함께 치킨을 먹었다. (당시는 2019년 여름이었다) 어른 친구 도로시와 피터가 아이들을 결혼식에 초대하며 치킨을 사줘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치킨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해주고 우리와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아이들은 어른 친구들의 뒷정리를 도와주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어른 친구들에게 다가와서 도와주었다. 너무 고맙고 대견했다.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배려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 2019년 여름날의 기억이 아직도 내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아이들 작품 그리고 어른친구 조앤과 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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