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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장점, 딱 5가지만 말해보자.

자신감은 자신의 장점과 강점을 아는 데에서 나온다.

"엄마, 나는 이거 못해."

        

 최근 아이에게 이런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엇을 시도할 때마다 아이는 자기는 잘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 아이에게 못해도 괜찮다고 했다. 못해도 시도해 보는 게 더 중요한 거고, 이건 잘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많은 걸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크면서 '다른 아이들은 잘 하는데, 나는 잘 못해'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 것 같다.      

어른들이 나와 타인을 비교하듯 아이들도 서로 비교를 한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의 장점과 강점을 잘 알고, 그것을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비교의 함정, 많은 게 곧 무거운 것은 아니다. 사진 출처 : Pixabay

             

                               

내 아이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어린이 동화작가로 유명한 전이수군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수군이 여섯 살 때 어린이집 친구들이 집에 놀러온 적이 있다고 한다. 이수군의 엄마 김나윤님은 한글을 미리 떼고 셈을 할 줄 아는 친구들이 이수는 한글도 모르고 책도 못 읽는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그 말이 마음에 박혀 내내 신경이 쓰였다. 친구들이 모두 돌아간 뒤 이수에게 친구들이 놀렸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물었다. 이수군은 한글을 모르는 게 사실이라고 자기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게 인정했다고 한다. 이수군은 자기가 모르는 세상의 지식은 많지만, 스스로를 따뜻한 마음과 감성을 지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면서도 나의 장점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린이집 원장님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부모님들께 자기소개와 아이 소개를 하고 아이를 소개할 때 아이에 대한 장점을 하나씩 이야기 해 달라고 했다. 아이의 장점을 이야기 해 달라는 요청에 많은 부모님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으면서 잠깐씩 주춤 했다. 생각해보지 못한 생소한 질문이었다.                

“우리 애는 너무너무 잘 먹어요. 먹는 걸로 유인하면 말도 잘 들어요.”라고 말한 분도 있고,      

“우리 애는 웃는 게 정말 해맑고 예뻐요.”라고 말한 분도 있었다.      

“우리 아이는 집중력이 좋아요. 한 가지를 가지고도 오랜 시간을 놀아요.”라고 대답한 분도 있었다.      

어떤 부모님은 아이의 장점을 술술 말하기도 했지만, 어떤 부모님은 아이의 장점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 대답이 한편으로 굉장히 솔직한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아이의 장점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질문에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잘 웃고 잘 자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느 정도 되어야 장점일까 그 기준이 애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장점을 바라보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부모들이 돌아가며 아이들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아이들이 우리 옆에 있었고, 우리가 말하는 내용을 전부 이해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부모의 입에서 자기 자신의 장점이 술술 나온다면 아이는 어떤 기분일까? 아이의 장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아이의 기분이 어떨지도 생각해본다.      

어린이집 원장님의 지혜로움에도 감탄했다. 원장님의 지혜로 부모들은 내 아이의 장점에 대해서 한 번씩 생각해보게 되었을 테니 말이다.         

                                          


장점을 아는 게 왜 어려울까?          

                       

 우리는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별개로 아이가 좀 더 완벽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많이 신경을 쓴다. 그리고 아이의 문제는 쉽게 발견되는데, 아이의 강점과 장점을 찾는 것은 어렵게 느껴진다.                

누군가 “당신의 단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어렵지 않다.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단점들이 있다. 하지만 거꾸로 당신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곰곰이 생각하며 나의 장점에 대해 몇 가지를 적어내려 간다. 하지만 5~6개 항목 정도가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 조금씩 막히기 시작한다. 자신의 장점과 강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 내 아이에게 역시 마찬가지이다.                


안타깝게도 사회는 우리의 단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훈련시켜 왔다.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집중하고, 그것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국어가 90점이고 수학이 70점이면 수학 공부를 한다. 국어가 70점이고 수학이 50점이면 수학 공부를 한다. 상대적으로 못하는 것에 집중을 하고 그것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쓴다. 물론 이 역시 효과는 있었다. 두루두루 잘하는 이상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단점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곱씹으며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한다면 삶은 재미가 없고 수동적인 것이 되기 일쑤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지향하는 삶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고 맞춰야 하는 삶은 재미가 없다.                

                        


자신감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나온다.          

                 

 나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잘 알고 있다면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을 객관적이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다.                

사회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중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만큼 매력적인 사람은 없다.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감이 빛을 발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강점과 장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타인의 강점과 장점 역시 잘 인정할 줄 안다. 상대방의 강점과 장점 앞에서 낮추거나 작아지지 않는다. 스스로 강점과 장점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굳이 비교를 할 필요가 없다. 운동기구로 따지자면 내가 야구공인지 축구공인지 스스로 안다면 야구장에 있어야 하는지 축구장에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의 장점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어떤 일에 적합하고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더불어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가질 수 있다.                       

                 


아이와 나눌 수 있는 그림책 대화 주제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다 보면 몸집이 너무 작아서 고민을 하는 생쥐 이야기,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해 자신을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새 이야기 등을 접하곤 한다.  하지만 생쥐는 개미보다 훨씬 더 크며, 새는 무거운 것을 들 수는 없지만 날개가 있어서 언제든지 하늘을 날 수 있다. 각기 다른 특징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이와 대화해 본다. 각자가 가진 빛깔과 장점이 다른 거라고 말이다. 몸집이 작은 생쥐가 몸집을 크게 하려고 밥을 많이 먹거나, 작은 새가 힘을 기르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자기가 남과 다르게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스스로를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런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내 아이의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언제든 누군가가 아이의 장점에 대해서 물었을 때, 술술 아이의 장점을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해 본다.

            

부모가 아이를 부족하게 바라보고 문제점만 찾으려고 한다면, 아이도 자기 자신을 문제아로 생각한다. 반대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큰 가능성을 지닌 원석으로 바라보면 아이도 자신을 원석으로 바라본다. 부모는 아이의 자존감을 비춰주는 자존감 거울이다. 아이가 어른에 비해 부족한 부분은 수없이 많다.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조금 뒤처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아이가 잘하고 있는 부분, 내 아이가 가진 강점과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아이 역시 자신의 강점과 장점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아이에게 무엇에도 쉽게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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