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성 Mar 23. 2020

질투에 관하여

오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플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면 왜 하필 사촌이 샀을 때 배가 아플까? 만약 오촌이 땅을 사면 어떨까?


오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플까?


결론적으로 보면 오촌이 땅을 사더라도 오촌을 모르기 때문에 그다지 배가 아프지는 않다. 그런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이유는 자신과 관계되고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 대상이 된다고 모두가 배가 아픈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이미 충분한 땅이 있다면, 이미 충족된 욕구이기 때문에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지 않다. 오히려 사촌에게 "이번에 땅을  샀다며  축하해! 다음에 좋은 땅 있으면 소개해주고 잘 지내~"라고 축하해줄 것이다.


이 속담에서 땅을 비유로 든 이유는 땅을 가진 사람은 소수이고 대부분은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 대부분은 배가 아픈 것이다.


우리가 평소 배가 아픈 이유는 자신이  바라는 것, 즉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자신과 관계되는 비교대상이 가지고 있을 때 질투심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했던 직장 동기가 자기보다 먼저 승진을 하면 질투심이 일어난다. 그리고 점점 그 동기가 미워지기 시작한다. 그다음부터 동기를 만나면 피하게 되거나, 사소한 걸로 화를 내고 그를 볼 때마다  분노심이 일어난다. 그 이후 관계가 나빠져 소원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친한 동기한테 질투가 난 이유는 먼저 본인 마음속에 승진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욕구가 없었다면 질투심이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축하해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친한 동기는 자신과 관계가 있고 비교대상될 수 있는 경쟁상대이기 때문이다. 만약 동기가 아니라 직장선배가 승진을 했다면 질투가 아니라 축하를 해주며, 자신도 열심히 해서 선배처럼 승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이다.


이렇듯 질투심은 자신의  바라는 욕구를 비교대상이 되는 사람이 가지고 있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이러한 질투심이 심해지면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상대방이 빼앗아 갔다는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되고,  상대방한테 적개심과 분노심이 일어나 관계가 나빠지게 될 수도 있다.


사실 위의 직장 동기의 잘못 없다. 모든 질투의 원인은 자신의 욕구이지 대상의 잘못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투심은 자신의 눈을 멀게 하여 상대방의 잘못으로 돌리고, 미워하고, 적개심이 들게 하고, 나중에는 분노하게 만든다.


아마 살면서 이러한 경험을 한 두 번씩은 겪었을 것이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가까운 사람에게 자기도 모르게 질투심이 올라올 수 있다.


질투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질투하고 있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공통으로 지닌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어리석음을 어리석음이라고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처럼 우리가 질투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질투하고 있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알아차리는 순간 동일시 되었던 질투심에서 분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투가 일어나면, 대상에게 집중하지 말고 먼저 "음~내가 지금 질투하고 있구나"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내면을 관찰해보자. 자신이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지, 왜 그것을 바라고 있는지를...


깨진 독에 물을 채워 넣을 수 없듯이, 인간의 욕구는 만족시킬 수 없다. 욕구가 많을수록 질투하는 것도 많아져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욕구가 적을수록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행복감도 높아진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욕구들을 조금씩 비운다는 것이다. 


자신과 관계되는 이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시기와 질투를 하기보다는 서로를 격려하고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들도 진심으로 축하를 해줄 겁니다.


작가의 이전글 용서에 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