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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성 Mar 26. 2020

웃음에 관하여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다. 왜 웃는 얼굴에는 침을 못 뱉을까? 여기서 침이 상징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는 것은 결국 '웃는 사람에게는 모욕감을 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그럴 수 없을까? 그것은 바로 우리 뇌에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고 복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밝게 웃는 얼굴을 보면 자신도 기분이 좋아져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게 되는 것이다.


인상 쓰고 있는 사람 주변에는 인상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웃고 있는 사람 주변에는 웃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요즘같이 코로나로 불안해는 사람이 많아지면 모두가 함께 불안해하고,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모두가 함께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어두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위트 있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살이 '확찐자',  '코로나 19 때찌'부적  같은 말들은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그 웃음은 주변 사람들을 밝게 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경험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조금이나마 웃음으로 주변을 밝게 해보고자 한다.


episode 1. 화장실에서


배가 갑자가 아파서 공중 화장실에 들어갔다.  문은 모두 닫혀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첫 번째 문을 두드렸다. 사람이 있는지 '똑똑' 소리가 들렸다.


빠르게 두 번째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안에서  "누구세요?" 라는 소리가 들린다.........


...  구 세 요...!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응답에  머리속은 무념무상(無念無想) 상태로 빠졌고, 적당한  답을 찾지 못한 나는 티 안나게 살금살금 조용히 나와서 다른 화장실을 찾아서 뛰어갔다. 뛰어가면서 왜 내가 죄진 기분이 드는지...


 여러분들은 공중 화장실에서 문을 두드렸는데 갑자기 "누구세요?"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하시겠나요? 사실 지금 더 궁금한 건 '누구세요'라고 대답하신 그분은 변기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입니다. 그러다가 만약 제가 '누군데요'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면... ^^;; 하하


episode 2. 지하철에서


20년 전 전철 객차 안에 도착지 안내를 하는 모니터가 없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아침 출근시간 때 3호선 지하철 연신내역에서 전철이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전철이 도착하자 사람들이 분주하게 올라탄다. 여성이 긴 머리를 휘날리며 급하며 뛰어온다. 아슬아슬하게 문이 닫히려는 순간 겨우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문이 닫히자마자 그 여성은 소리를 친다.  "악! 어떡해~" 그 여성을 쳐다보니 이런!  머리카락이 문이 닫히면서 문에 걸린 것이다. 머리가 문에 딱 달라붙어서 옴짝달싹 할 수도 없었다. 그 여성은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져있는데, 머리카락이 문에 걸려 고개 숙여 얼굴도 가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젠틀하게 생긴 한 남성이 그 여성  옆으로 가서는 웃으면서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 역에서 이쪽 문이 열리니 조금만 참으시면 됩니다." 이 말에 여성은 "감사합니다."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남성은 여성에게 계속 말을 걸고 있었다.


이번 정거장은 '불광동'하고 안내방송이 들린다. 그 남성은 여성에게 이야기한다. "이제 문이 열리겠네요, 고생하셨습니다. 하하" 다음역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런데...문이 반대쪽에서 열리기 시작한다.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입술깨문 채 웃음을 참고들 있었다.


이 남성은 머쓱한지 "하하하! 제가 착각했네요~다음 역에서 이 문이 열립니다. 걱정 마세요" 이에 여성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네"라고 대답한다. 그 남성은 뭐가 좋은지  그 여성에게 계속 말을 걸고 있었다. 이 여성도 혼자 문에 달라붙어있는 것보다는 이 남성이라도 옆에 있는 게 나은지 말을 잘 받아주고 있었다.


그때쯤 또 안내방송이 흐른다. 다음 정거장은 '녹번, 녹번역입니다.'  남성은 흐뭇한 표정으로 여성에게 좀 더 가깝게 붙어서 이야기한다. "이제 곧 문이 열리겠네요~ 고생하셨어요" 그런데... 열차가 도착 후 이번에도 반대쪽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것을 본 남성은 갑자기 말도 없이 뒤도 안 돌아보고 반대쪽 문으로 쌩하니 달려가기 시작한다. 여성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도망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쳐다봤고 이걸 본 주변 사람들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 나서 여기저기서 말을 해준다. "무악재역에서 그쪽 문이 열리니 조금만 참아요."  이 여성은 황당한 듯 한동안 그 남성이 나간 문을 응시하고 있었다...속으로는 아마  "저 미 XX!!!"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감정은 주변에 전염이 된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공감능력을 발달시켰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지, 아니면 위로가 필요한지, 아니면 지금 위험한 상태인지 상대방의 감정을 스캔하고 복사해서 조치하도록 말이다.


감정이 복사되는 걸 인식하고 알아차리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첫째,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에 전염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오히려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을 자신의 긍정적인 감정으로 전염시킬 수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자신이 웃으면 주변에 웃음을 전파시키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을 많이 기 때문에 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금 지치고 마음이 힘들지만 한번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활짝 웃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밝고 좋은 인상을 만드는데  '미소 명상'이 좋습니다.

눈을 감고 몸의 긴장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얼굴의 긴장도 풉니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합니다.

몸과 마음이 이완이 되셨으면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시기 바랍니다.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미소를 유지합니다. 그러면 조금씩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겁니다.

우리는 기분이 좋아서 미소를 짓기도 하지만, 미소를 지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미소를 자주 짓다 보면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상이 되어서 주변분들을 기분 좋게도 하고 좋은 인상을 주게 되니, 시간 나실 때마다 미소 명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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