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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르르 Dec 13. 2022

남들이 모르는 당신의 욕망은 무엇인가요?

알고리즘이 물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쓰던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 저도 많은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빠와 남편으로. 사회에서는 착실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쾌한 사람으로. 어쩌면 페르소나는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저에게 부여한 역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가 저를 보는 시각을 충분히 반영한 것 같아요. 


반면, 혼자 있을 때는 어둡고 잔잔한 어둠의 상태을 선택하곤 합니다. 혼자 있는데 미친놈처럼 웃고 떠들고 하지는 않잖아요. 거의 불을 켜지 않습니다. 제 방에도 제 의식에도 말이죠. 작은 스탠드 불빛 하나만 덩그러니 켜져 있습니다. 항상 조용한 상태가 좋고, 고요한 상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남을 신경 쓰지 않는 페르소나가 아닌 저만의 민낯을 유지하는 거죠. 


욕망도 페르소나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회적으로는 부와 명예, 성취들이 대부분이고 어쩌면 저 개인의 욕망보다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더 대부분이지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의 민낯에는 사실 그런 욕망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조용한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 혼자 떠나는 전국 일주, 슬픈 노래를 들으며 걷는 산책길, 소소한 식사와 티타임. 그야말로 대단한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욕망'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욕망들을 지키려면 사회적 욕망의 성취가 필요합니다. 잔잔해서 별것 없어 보이는 이 욕망을 지키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들과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가끔 개인의 욕망보다 사회적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나쁘지 않지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 욕망도 인정합니다. 하나 제 민낯을 매일 점검하고 민낯의 욕망이 잠식당하지 않게 매일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제 욕망은 사회적 욕망을 벗어나 고요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게 아닌가 생각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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