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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르르 Dec 14. 2022

최근 당신을 불쾌하게 한 것이 있나요?

알고리즘이 물었습니다. 


매번 스스로를 불쾌하게 합니다. 최근 새벽마다 기상 시 피곤해졌습니다. 일어나기 힘들어진 것이죠. 부처가 된 것 마냥 스스로 생각합니다. 

'정신은 몸을 지배하느니. 몸이 피곤한걸 보니 정신이 나약해졌구나..'

자기 계발계 새디스트 다운 면모입니다. 몸이 피곤한 것이 매우 불쾌해졌습니다. 몸이 피곤한 것은 바로 정신이 나약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이죠. 날씨가 추워지니 따뜻한 옷을 껴입고 싶고, 몸이 따뜻해져서 나른해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말이죠.. 잠이 옵니다. 아련해집니다... 홍알홍알.. 


레드썬! 

아.. 안돼... 정신 차려야 합니다! 

정신 차려 이눔아! 

이래서 매번 불쾌해지는 것이죠. 제 마음속 어디 한구석에 죽비(대나무 작대기)를 든 스님이 자꾸 나타납니다. 스스로를 죽비로 자꾸 내려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 스님은 뒷걸음질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오직 전진이라고 외쳐대십니다. 


갑자기 아픕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입속이 터져서 물집이 잡혔습니다.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목이 따끔거립니다. 코가 막힙니다. 아하! 이것이 바로 감기 몸살입니까? 오랜만에 병원에 들렀습니다. 초진이라 만원이 넘습니다. 

'언제 이렇게 병원비가 오른 거지? '

오랜만에 병원에 와서 감을 잃은 것인지, 인플레이션을 무시한 경솔한 마음인지, 저도 오락가락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감기 몸살입니다. 물 많이 마시시고요, 충분한 휴식과 약 복용하세요" 


역시 감기 몸살이었습니다.. 몸도 정신도 나른해집니다.. 고새 또 마음속 죽비를 든 스님이 나타납니다. 

'몸살이라고 나약하게 있으면 더 낫지 않는 법! 정신 똑바로 차리거라'

스스로 생각해도 가학적입니다.. 미친놈 같습니다. 철인 28호도 아니고, 스스로 또 불쾌하게 만듭니다. 집으로 와서 약을 먹고 누웠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이곳이 무릉도원입니까? 

아니면 천국인가요? 


따뜻함도 잠시. 

호루라기를 입에 문 스님이 제 귀에 알람 소리를 세차게 불어 재낍니다.

삐삐ㅣ삐ㅣ삒! 새벽이야 일어나.

새벽 3시에 일어나 많은 일들을 처리하였습니다. 이제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가끔 마음속 스님이 고마울 때도 있지만, 불쾌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저는 마음속 스님과 동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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