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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르르 Dec 15. 2022

여행 갈 때 꼭 챙기는 준비물이 있나요?

알고리즘이 물었습니다. 


여행보다 '계획'이 즐겁습니다. 여행 기간이 일주일이면 한 달을 계획하고, 여행이 2박 3일이면 1주일을 계획합니다. 정확희 3.5배의 즐거움을 계획하면서 더 느낍니다. 여행의 준비물은 바로 '계획'이지요.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계획 없이 떠난 여행. 뭔가 불안하거든요. 대신 계획이라는 준비물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요. 


여행 비행 편은 출발 6개월 혹은 1년 이전에 해놔야 마음이 편한 편입니다. 그 기간 동안 충분히 조사도하고 여행을 떠나는 상상도 하니까요. 무려 4년 전. 비행기표를 예매했습니다. 4년 전이면 언제입니까? 전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했던 '코로나'사태 이전이지요. 목적지는 인도네시아 발리. 이름만 들어도 즐거운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그 계획은 4년이 지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죠.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는 모든 계획과 여행의 준비를 빼앗아 가버렸으니까요. 더 무서운 일은 4년 전 예약한 비행 편이 아직도 환불이 되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지난주 메일을 보냈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메일이었습니다. 징허네요. 아무리 항공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4년째 환불이 안 되는 건 너무 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같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다면 그냥 항공권 그대로가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건 또한 항상 서둘러 예매하는 습관으로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에게 때려 맞은 거죠. 영광스러운 계획의 참사입니다. 


여행에 항상 철저한 '계획'을 동반하는 편이라 스스를 구속하기도 합니다. 여행 동선까지 완벽히 짜는 편이니까요. 어쩌면 계획을 지키러 여행을 간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가끔 자유로운 여행이라는 말을 쓰는데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만, 반대로 계획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지 않습니다.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니까 말이죠.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는 전두엽의 활동을 하는 유일한 생명체라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여행은 익숙한 곳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돌아올 때가 되면 내가 있던 공간이 얼마나 좋은지 깨닫게 됩니다. "우리 집이 최고구나"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여행의 소중함이죠. 여행이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돌아올 곳이 잇어서이고,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을 통해 역설적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니까요. 어쩌면 이 소중함을 느끼는 작업 저는 '계획'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저 히말이죠. 전두엽을 속일 만큼 철저하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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