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못 지켰지
알고리즘이 물었습니다.
다 지키는 꼴을 못 봤습니다.
그래요. 원래 목표는 못 지켜야 제 맛 아니겠습니까.
'목표는 방향성이니까요'라고 적고,
뻔뻔함이라고 읽습니다. ㅎㅎ
금년 목표도 매우 선명했지요.
74. 1. 3. 숫자로 정하니 심플합니다.
74. 몸무게를 다운사이징&유지하며 운동하는 것.
1.책 한 권을 쓰기 위해 글을 쓰고 활동하는 것.
3. 유튜브 구독자 3만을 만드는 것.
당연히 아직 달성 못했지요.
그렇다면 이제 20여 일 남아있는 동안 이것을 다 지킬 수 있을까요. 과정 동안 최선을 다 할 자신이 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확답 못하겠습니다. 하하. 위에 결과가 로또라면 매주 1등을 배출해낸 판매점을 찾아다니기라도 할 텐데 말이죠. ㅎ
금년을 되돌아보니 최선을 다 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닙니다. 정말 최선을 다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럼 뭐 해도 안되는 거네?
하하.. 할 말이 없습니다 할 말이 없어요.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목표에 져서 울지 않고, 울면서 이루어 내려고요. 눈물 젖은 빵이 필요합니다. 목표는 방향성이기에 속도보다는 또다시 목표를 재 설정하고 달려 나가려고 합니다.
작년 연말 이곳 경기도 안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제 딱 1년이 되었네요. 안양 만안구에는 안양 중앙시장이 있습니다. 제가 가본 재래시장 중에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큰 시장이지요. 매우 넓고 건물 사이사이 골목이 많아서 처음 오면 길을 잃기 쉽습니다. 물론, 구경거리가 많아서 구경하다 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긴 하지만요.
시장통에는 세상 만물들을 다 파는 느낌입니다. 없는 게 없지요. 하나, 21세기 IT강국 한국에서도 이 시장에 있는 모든 지도를 내비게이션에 담지 못합니다. 결국 제 발로 원하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거죠. 처음에는 와이프가 좋아하는 '옛날통닭'과 조청 '한과'를 찾기 위해 이 시장을 몇 바퀴나 돌았습니다. 결국 해당 가게를 찾게 되었지만, 다음번 다시 올 때 동일한 가게를 다시 찾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렵던지요. 쉬워 보이시죠? ㅎ 중앙시장에 오면 2-3바퀴는 돌아야 하실 거예요.
무서운 건 머리로 아는 것보다 10번 이상 방문을 하니 자연스럽게 이 미로 같은 공간이 몸에 스며듭니다. 지금 이 시장의 길을 지도로 그리라고 하면 못 그리겠지만, 찾아가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통닭집, 닭강정집, 활어 횟집, 옛날 도넛 집, 튀김집, 호떡집, 김밥집....
어제도 두 손 가득 와이프와 함께 먹거리를 구입해서 나오는 길에 문득 생각이 듭니다.
'아! 몸이 기억하고 있었구나..'
목표는 물건 구입이었지만, 머리로 계산해서 가는 게 아니라 그저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죠.
금년 목표에도 머리로 계산하기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도달은 못했지만 부단히 몸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언젠가 목표에 닿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목표 달성의 향기를 '몸'이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닐 수 있겠지만 오늘도 제 '몸'은 성실하게 움직입니다.
제게 목표 달성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기 때문이죠. 내년에도 목표 설정과 도전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