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있다.
흔하고 흔한 이야기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가장 아름답고도 가장 슬픈 기적에 관한 이야기다.
평소에는 아무렇게나 던져놓고는 잊어버리는 존재.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순간에 손을 내미는 존재.
거친 비바람 속에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
찢겨서 떨어져 나갈 때까지 나를 감싸주는 존재.
아이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평생을 거리에서, 국회 앞에서, 정부 앞에서 피를 토하는 존재.
장애를 가진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아있기를 원하는 존재.
폭력과 학대를 못 이겨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아이를 위해
대신 살인죄를 뒤집어쓰는 존재.
사랑하는 아이가 아파서
그 아픔을 지켜주지 못해서
그리고 그런 아이를 차마 혼자 보낼 수 없어서
함께 길을 떠나는 존재.
이 세상에서 항상 그랬듯이
저 세상에 가서라도
거친 비바람에 맞서
아이를 온몸으로 감싸주고 싶었던 존재.
흔하고 흔해서 잊고 살지만
항상 있어서 모르고 살지만
세상에는 매일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