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보통 웃는다.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그 고통과 불안이 얼마만큼 얼마나 컸는지,
그래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설명할 길이 마땅치 않아
역설적이게도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죽다 살아났다는 것은
앞으로 그런 고비에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내성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살다 보면 말하고 싶지 않은 기억,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수없이 생겨난다.
왜 이런 시련이 나에게 왔을까,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꼬일까,
왜 이런 왕재수가 하필 나란 말인가, 이번 생은 정말 망하고 만 것일까….
인간은 살면서 크든 작든 수많은 실패와 아픔과 좌절을 맛본다.
때로는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오랫동안 방황하거나 죽음의 문턱까지 가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인생을 살게 한다. 견디게 한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독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아 보여도,
그런 실패와 아픔과 좌절을 겪고 일어나 봐야 진짜 세상을 이길 수 있다.
죽다 살아나 봐야 내성이 생기고 더 단단해진다.
지금 당장은 아프고 힘들더라도 이건 독이 아니라 약이라고 생각하자.
진짜 아프지 않기 위해 조금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자.
진짜 죽지 않기 위해서 아주 조금 죽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