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지니 Apr 05. 2020

언제까지 치킨에 맥주만 마실 텐가.

치맥 대신 치킨에 와인 페어링

 언제까지 치킨에 맥주만 마실 텐가. 치킨과 와인의 환상적인 마리아주. 후라이드, 양념, 바비큐 굽기와 소스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 소개.


날이 갈수록 치킨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다. 마라 맛, 트러플 맛, 타코 맛 등등 시즌별로 상상도 못 했던 맛을 조합한 다양한 치킨이 쏟아져 나오면서, 야식으로 대충 때우던 정크 푸드에서 어엿한 요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동시에 치킨+맥주로 통용되던 공식이 깨지고 와인이 치킨과 어울리는 술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치킨의 소스나 굽기에 따라 페어링 할 수 있는 와인은 무궁무진하다.


치킨에 맥주가 아무리 찰떡궁합이라 해도, 언제까지나 치킨에 맥주만 마실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쁜 소식은 기본적으로 닭이나 오리와 같이 하얀 속살을 지닌 육류와 화이트 와인은 천생연분과 같은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쫀득하고 퍽퍽한 닭가슴살을 음미하다가 목이 막힐 때쯤 아주 차갑게 칠링 된 청초하고 고운 화이트 와인으로 기도를 열어주면 세상 행복을 다 가진 것 같은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평소 레드 와인이 더 취향이라고 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 치킨의 요리 방식만 살짝 달리해도 레드와인과도 찰떡궁합을 이루니까 말이다.


글 . 그림 : 최소진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서 부드럽게 요리한 레몬 치킨에는 이태리 토스카나 지방의 말바시아 , 트레비아노 블렌딩 화이트 와인인처럼 가벼운 스타일이 좋다. 이때 상큼한 레몬을 머금은 치킨에 화이트 와인의 이슬 같은 청초함이 가미되면 입안에서 환상의 하모니가 이루어진다. 꼭 오븐에 구워 정성 들여 요리한 레몬치킨이 아니어도 괜찮다. 갓 배달 온 따듯한 후라이드 치킨에 레몬을 살짝 짜줘서 상큼함을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이때 레드 와인이 당긴다면 가벼운 스타일의 프랑스 보졸레 지방의 와인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프랑스 보졸레 지방의 주 생산 품종인 가메 품종은 바디감과 타닌 약하고 특유의 과일향이 매력적인 스타일이라서 레몬 치킨과 잘 어울릴 것이다.


요즘 한창 트러플 감자튀김이 하나의 유행하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때 트러플 인퓨즈드 아이템 하나로 모든 음식이 한 단계 격상되는 마법은 감자튀김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살짝 맵고 짠 패스트푸드점 핫윙에 트러플 꿀을 찍어 먹으면 이거 진짜 2000원짜리 핫윙 맞아?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두 번 먹어라. 아니 세 번. 집에서 요리하기 싫을 때 친구에게 대접할 수 있는 최고의 안주가 되기도 한다. 이때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살짝 무게감 있는 스타일의 샤르도네 와인을 곁들여주면 좋다. 달달한 꿀이 묻어 있는 치킨과 고소하면서 흰꽃 향을 내뿜는 화이트 와인은 최상의 조합!


소스나 굽기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도 조금씩 다르다. 살짝 매콤한 스타일의 양념치킨이나 지코바 치킨엔 아로마틱 한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드라이 리슬링 또는 이태리의 피노 그리지오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좋은 매치가 될 수 있다. 두 와인은 소비뇽 블랑과는 다르게 풀향이 치고 올라오지 않고 피니쉬에 느껴지는 미네랄 리티와 적당한 산미가 좋아서 입안에서 닭 육질을 더욱 부드럽게 느끼게 해 준다.


바비큐 치킨엔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 북부에서 주로 재배되는 풍부하고 달콤한 베리 계열의 과일 캐릭터가 있는 진판델 와인이 좋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바비큐 치킨에 풀 바디의 달콤하면서도 강한 베리향들과 부드러운 후추향을 가진 진판델 와인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단, 치킨은 스테이크가 아니니까 너무 오크향이 많은 스타일은 좋지 않다.


그래도 맥주 탄산의 청량감을 와인이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샴페인이 좋은 대체 군이 될 수 있다. 살짝 짭짤한 간장소스 베이스의 치킨, 로즈마리를 곁들여 튀긴 치킨은 샴페인과 최소의 조합을 선사한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치킨을 주문하고 도착하기 30분 전쯤 샴페인을 오픈해서 병 브리딩시켜주면 더 좋다.


자, 시즌별로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치킨을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이제 맥주는 조금 덜 마시고 와인과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까?


본 글은 당당한 싱글들을 위한 즐거운 패션 매거진 <싱글즈 4월호>에 기재된 칼럼입니다.




책 정보


교보문고 : bit.ly/2jLpzsD

YES24: bit.ly/30yxv01

알라딘: bit.ly/2JvNC8Q


저의 첫 번째 책 <몰라도, 와인>은 와인에 관심은 있지만, 마냥 어려워서 포기했던 와포자들에게 최대한 와인을 트렌드 하게 담고자 한 책입니다.

와인 좋아하는 지인에게도 선물로도 좋겠죠?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와인, 일상, 요가, 여행 컨텐츠를 인스타 @winessay에 올리고 있습니다:-D

매거진의 이전글 저렴이 와인도 숙성하면 맛있어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