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케이크
#바나나 케이크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시절에 우연히 친해진 세르비아 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미르코였다. 그는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의 풀장을 청소하는 일을 했다. 어느 날 저녁, 집 앞에서 그를 우연히 만났다. 퇴근하는 그의 손에는 종이 봉투가 하나 있었다.
“미르코, 안녕. 그건 뭐야?”
“바나나 케이크야”
“웬, 바나나 케이크”
“이걸 머리맡에 두고 자면, 아침에 눈이 잘 떠져”
"그런 게 도움이 돼?"
매일 아침 알람은 울리고, 잠은 오고,
나도 그 시절 미르코처럼 출근은 하기 싫고, 아침이 싫고, 인생 거지 같다며 오만 가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다. 그리고 소파 테이블에는 어제 퇴근길에 사둔 어니언 베이글이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