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인생은 없다’는 30대의 깨달음
출근시간 지하철 여의도역에서 내린 사람들은 6개 출구로 우르르 빠져나가 그대로 앞만 보고 걷는다. 반대로, 그 시간에 역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잘 없다. 마주 걷는 사람이 없다 보니 사람의 얼굴은 볼 수 없고 시야엔 온통 뒷모습뿐이다. 묘한 광경.
출근길이 썩 유쾌하지 않은 나는 앞사람들 어깨를 보면서 울적한 상상을 한다.
‘저 사람 어깨 위에도 짐… 축 쳐진 저 사람 어깨 위에는 더 커다란 짐… 다들 어떤 짐, 얼마만큼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해 도 기분이 별로면 ‘딴 사람들은 좋아 보이는데 왜 나만 이렇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안 그렇다. 다른 사람 인생까지 헤아려 볼 짬이 생긴 건지, 세상살이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씁쓸함 깨달음이 있었던건지. 쉬운 인생은 없고 누구든 애쓰고 있다는 게 보인다.
30대. 울적한 날엔 나만 안쓰러운 게 아니라 사람들이 다 안쓰럽다.
삼십대 @3xteenager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