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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맘 Nov 11. 2022

결혼 전 남편의 삶

끈기 있고 이타적인  ISFJ

나의 남편은 대구에서 나고 자란 대구 토박이이며, 도전이나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대학교도 충분히 인 서울 할 수 있는 성적이었음에도 자신의 고향인 대구를 떠나기 싫어 인 서울 하지 않고 집 가까운 경북대를 택했던걸 보면 얼마나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남편은 어릴 때, 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할머님이 혼자 떡집과 방앗간 일을 하시며 돈을 많이 버셨다. 그래서  돈으로 시아버님과 고모님들 가게도  차려주셨다. 가게 이외에  할머님의 방앗간이 있었는데, 남편의 가족은  방앗간과 연결된 주택에서 살았다.  집에서 남편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하지만, 시아버님은 딸바보이셨다. 그래서 남편 아래로 여동생이 있는데, 여동생을 무척 아끼셨고 남편은 오히려 할머니 손에 크도록 방치하셨다. 그래서 남편은 항상 가족에 대한 애정결핍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남편은 공부를 잘했다. 본인도 어렸을 때 속셈학원에 다녔는데, 거기서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했다. 남편은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며 살아오다가, 할머니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집안의 가세가 기울면서 힘들어졌다. 군대에 다녀와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지 않고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3년간 시험 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도 병행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3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더 시간을 보낼 수 없어 결국엔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일반 직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직장에 5년 정도 다녔다. 






여기까지가 내가 남편과 시어머님께 들어서 아는 남편의 이야기이다. 물론 내가 남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더 많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남편의 모습은 이기적이기보다는 이타적이며, 맡은 일에 대한 끈기와 책임감이 뛰어나다. 그게 내가 지금 남편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와 남편 각자의 결혼 전 삶을 살펴보니, 각자의 생각은 다르게 컸겠지만 자라온 환경과 가정적인 상황에서는 은근히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부모님 연배도 비슷하고, 어렸을 때는 괜찮았다가 갑자기 집안이 힘들어졌던 시기도 비슷하고, 교회생활 열심히 했던 것도 비슷하고... 아마도 그 시절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인 상황과도 맞물리는 현상에 따른 게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아마 내 주변 어딘가에도 현재 우리와 같은 상황의 30대들이 더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겉으로는 다들 좋은 시간만 있었을 것처럼 보이겠지만, 알고 보면 다들 자라오면서 힘들었던 시기가 한 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겪을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오히려 그 시간에 감사하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나와 남편도 성장할 수 있었고,

그 시간이 있었기에 그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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