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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예영하는 오드리 Oct 06. 2022

예술에세이2

<콰야_단지 조금 다를뿐_2021>

-차이가 차별이 아닌 배려와 관심의 장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처음 제목을 보지 않고 이 작품을 봤을 때 주황 꽃밭에 파란 꽃이 탐스럽게 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묵직한 반전에 잠시 멈추어 이 그림에 말을 걸어보게 되었다.     

이 파란 꽃은 주황 꽃들 사이에 뚜렷한 자신의 개성을 품어내고 있다. 하지만 주황과 파랑의 보색 대비가 주는 긴장감이 흐르고, 주황 꽃들이 위험신호를 느꼈는지 서로 밀집하여 파랑 꽃을 에워싸는 듯 보인다. 그리고는 파란 꽃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파란 꽃은 그저 그들과 생각하는 게 조금 다를 뿐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주황 꽃들은 있는 그대로 그의 진심을 보기보다는 단지 겉에 보이는 이질적 색채와 크기 때문에 그를 몰아내려고 한다.

<콰야_단지 조금 다를 뿐_2021>

아마도 그가 그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존재이므로 평범한 그들의 무리에 맞지 않아 따돌리고 있는 건 아닐까. 만약 그 무리에서 나가지 않을 거라면 그들과 같은 주황 꽃이 되라고 강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처음엔 이 정도로 튀는 파란 색이 아니었는데 그는 여기도 끼지 못하고 저기도 끼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궁지에 몰려 더욱 새파래진 것처럼 걱정과 수심이 가득한 채 어색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 자리인 것을. 그는 그들에게 얘기한다. ‘자신이 있기에 그들이 더 돋보일 것이라고, 함께 있기에 독특한 아름다움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그래서 각각 다른 모양과 향기를 가진 꽃들로 생동감 넘치게 보일 것’이라고 속삭인다.

     

아마 이 그림을 아이들 대상으로 그리게 되면 무지개색 꽃들로 가득할 것이다. 아이들은 오히려 남들과 같아지는 걸 싫어해서 자기만의 상상력의 세계를 동원해서 분명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존재로 표현해낼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서로 받아주는 과정을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     

우리 어른은 말로는 소수의 의견이라도 존중하고 공감하고 있는 민주시민이라고 자평하는 듯하다. 하지만 정작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는 그를 방어적인 태도를 대하다가 다르다는 이유로 도태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누군가 묻는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그 평범해지는 게 너무 힘든 일이라고 토로한다. 어쩌면 우리가 개성을 존중하는 삶보다는 평범한 평준화된 삶에 길들여져 왔다.     


모두가 YES라고 얘기할 때 소신있게 NO라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한 사회를 꿈꾼다. 이런 소통이 가능해야 개인과 사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연대하고 공생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차이가 차별이 아닌 관심과 배려의 장’이 될 수 있길 바래본다.     


#콰야#단지조금다를뿐#배려#소통#차이#인정#많이다를수도#그래도사랑#블루#외롭지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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