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말하는 사람, 어떻게 하면 고칠 수가 있을까?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회의가 좀 짧으면 좋겠다"이다.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조직은 거의 없다. 희한하게도 다른 문제들은 잘 해결하면서 왜 이것은 고치지 못하는 것일까? 방법은 없는 것인가?
회의를 길게 만드는 원인을 몇 가지 나열해 본다
리더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시간을 끈다
일부 발언을 길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포인트 없는 회의를 진행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몇 가지만 나열했는데도 벌써 머리가 어질 하다. 해결하기 쉬운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내용을 보면 모두 개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조직의 리더나 T/F 수준에서 방안을 내어 놓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들이다.
이번 글에서는 두 번째의 "발언을 길게 하는 사람들" 문제의 해결방안을 이야기해 보겠다.
사람들이 발표하는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1분 이내로 짧게 끝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몇 분 이상 길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길게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본인의 의견이나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 주변 설명이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회의 시 발언시간의 시간의 길이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 "회의혁신" 주제로 세미나를 할 때 참석자들의 의견을 가끔 물어본다. "회의 시 인당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주면 좋을까요?" 대부분의 경우 3~5분이라고 답을 한다. 그런데 사실, 이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렇게 회의를 하면 어느 세월에 마치려고.. )
사람들이 1분 동안 이야기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분량이 될까? 말하는 속도가 분당 400자 정도이니, 200자 원고지로 2장 이상이 나올 것이라는 추정이 된. 만약 3분간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 약간 과장을 하면, 한 편의 수필 정도의 길이가 될 것이다.
회의 시 "발언자는 본인의 의견을 2줄 이내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나는 이야기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본인도 자신의 주장이 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줄 이상이라면, 읽는 사람도 의미를 파악하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요약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 발언시간은 30초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짧아서 실행에 자신이 없다면, 처음에는 60초 정도로 생각해도 괜찮다.) 경험에 의하면, 팀원들이 잘 훈련 되어 있다면, 각자의 발언 시간을 20초로 제한을 해도 문제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회의 시작하기 전에 리더가 미리 발언시간에 제한이 있다고 언급을 해두면 좋다. 어느 정도로 제한한다는 말은 꼭 해야 한다.
그렇다 회의를 하기 위한 그라운드 룰 (Ground Rule)에 발언시간을 정해 놓고, 이 것을 참석자들에게 미리 주지 시키고 나서 회의를 진행하면 회의가 전체적으로 아주 짧아질 것이다.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는가 아닌가는 리더의 융통성으로 해결해야 할 영역이다.
일부 사람들은, 일상 대화에는 형용사 수식어구가 많아야 예의가 바르다(?)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의견을 말할 때 원인과 이유 등을 충분히 알리고, 결론을 말해야 소통이 원활해진다는 논리이다. 이해가 충분히 되기는 한다. 하지만, 시간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이러한 방식은 절대 지양해야 한다.
회의에서 발언할 때는 항상 두괄식으로, 결론을 먼저 말하고, 설명은 뒤에 붙여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시간이 촉박해서 서둘러 끝낼 수밖에 없는 회의라고 해도, 주장이나 결론은 청취할 기회가 생기므로, 전체적인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예의 논리를 들고 나오는 사람들을 대비해서, 이것(결론부터 말하고 설명은 뒤에 하는 것) 도 미리 회의 그라운드 룰로 만들어 놓고 미리 공지를 하면 부작용이 적어질 것이다.
명확한 의견과 발언이 짧고 요약적으로 오고 가는 회의는 그렇지 않은 많은 경우에 비해서 몇 배 효과적일 수 있다. 회의실에서 나오는 산출물은 바로 "회의록"인데, 여러분은 그동안 두리뭉슬하게 씌어 있는 회의록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회의록에 기록되는 참석자들의 주장이 아주 명확해지면 투두(To-Do List)의 실행도 함께 잘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 회의의 아픈 모습이 스멀스멀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회의록은 무조건 신입직원에게 떠넘기고, 업무를 잘 모르는 직원은 두서없이 진행된 회의의 회의록을 정리(재 창고) 하느라고 진땀 빼고, 시간낭비로 연결되고, 실행은 안되고 등등 말이다.
결론부터 말을 하고 설명을 진행하는 발언방식. 이 하나만 정착되어서 그 조직의 경쟁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30분 회의" 팁(Tip)의 하나를 오늘은 보여드렸다. 하나씩 적용하면서 효과를 느껴보시기 바란다.
정찬우 씀.
석세스컴퍼니 대표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