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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Jan 29. 2023

배양육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배양육의 윤리에 대한 고찰

배양육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배양육에 관심을 갖게 된 지인으로부터 받은 질문입니다.


저는 배양육이 ‘윤리적으로 완전무결한 고기’를 만들기 위해 등장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배양육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증가하는 세계 인구와 육류 소비에 따라 가속화되는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에 대한 과학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육류소비와 공장식 축산업이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를 하더라도, 채식주의와 비거니즘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현실적으로 전 인류를 비건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저는 인류 멸망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결국 인류의 대다수는 고기를 욕망하고 소비하는 것을 지속할 테고, 시장의 예측은 이게 계속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육류 소비를 줄이거나 끊는 노력 또한 필요하겠으나 그것은 사회운동 계열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일 것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담아 이 거대한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 배양육, 즉 동물세포만을 이용해 고기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배양육 업체 중에는 실제 채식주의자/비건이 창업한 회사도 있습니다.


인간의 먹거리를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즉 동물권 관점에서 배양육은 어떨까요? 폴 샤피로의 <클린 미트>라는 책을 보면 기름을 구하기 위한 고래사냥으로부터 고래를 구한 것은 전구의 발명이었고, 마차에 동원된 말이 착취당하지 않게 한 것은 자동차의 발명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처럼 획기적 대안이 세상에 나오면 각 영역에서 동물 이용이나 착취, 학대를 막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고기를 먹지 말라는 말보다, 동물학대 없는 고기를 제공하는 편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Fifth Avenue in 1900. Credit: Wikipedia


배양육이 과연 윤리적 선택인가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제품이 그러하듯) 완제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그 생산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확실히 파악해야 판단 가능할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100개가 넘는 업체가 개발을 하고 있고 각자 추구하는 기술과 프로세스, 방향성이 다르기에, 개별 업체마다 확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자주 논쟁이 되는 부분은 세포 획득 단계인데, 세포나 조직을 동물에게서 떼어 온 것이기에 결국 동물 착취의 산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입니다. 동물 착취의 우려가 현실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정 업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란 동물에게서 어떤 방법으로 세포를 얻는지, 이후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 안에서도 소위 '윤리적 잣대’로 평가를 매긴다면 다른 점수를 받게 될 겁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배양육을 윤리적 관점보다는 실용적으로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관점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세상에 윤리적으로 완전무결한 것은 존재하지 않고, 스펙트럼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배양육의 윤리는 개인이 개별 사례에 대해 판단하시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양육 소비 여부에 따라 누군가가 더 혹은 덜 윤리적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은 이렇습니다. 무엇이, 누가 맞다 틀리다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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